마크 팔머 전 폴란드 주재 미국대사, “북한 인권문제 해결에 헬싱키 최종 의정서 적용해야”

200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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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일은 헬싱키 최종 의정서(Helsinki Final Act)가 체결된 지 30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 의정서를 통해 소련과 동유럽 공산국가들은 서방진영과 맺은 이 의정서에서 기본적인 인권을 존중하고 이산가족 상봉과 인적인 왕래를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당시 미국 국무부 소속으로 헬싱키 의정서 협상과정에 참여했던 마크 팔머 전 폴란드 주재 대사는 북한 인권문제를 푸는데 헬싱키 의정서가 훌륭한 모범이 될 수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1975년 8월1일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은 동유럽 공산국가들과 헬싱키 최종 의정서를 맺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인권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기로 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대결을 벌이던 두 진영은 이 의정서를 계기로 화해의 길로 접어들게 됐습니다. 35개 서명국들은 이 의정서에서 국경과 영토를 서로 존중하고 분쟁을 평화적으로 풀며, 군사훈련 계획도 미리 알려주기로 했습니다.

또 경제, 과학 기술 그리고 환경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인권과 관련해 서명국들은 양심과 종교, 사상의 자유를 존중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또 이산가족 상봉, 인적인 왕래와 접촉, 문화 교류 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헬싱키 의정서는 일종의 정치적 약속이었기 때문에 조약처럼 법적 구속력은 없었지만, 동유럽 공산국가들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1972년 미국 국무부 장관실의 정책기획관으로 헬싱키 의정서 협상과정에 참여했던 마크 팔머 씨의 말입니다.

Palmer: This was not an easy process. But if you talk to people that were involved at that stage like President Havel of the Czech Republic, they believe this was a big asset for them having this agreement that they could point to.

헬싱키 의정서가 체결된 뒤에도 동유럽의 인권상황이 금방 나아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체코의 하벨 대통령 같이 공산정권 아래에서 인권운동을 한 사람들은 이 의정서를 아주 소중한 자산으로 생각했습니다.

특히 1970년대 말부터 동유럽과 소련에서 불붙기 시작한 인권운동은 이 의정서의 영향이 컸습니다. 당시 체코의 하벨이나 소련의 사하로프 같은 사람들은 이 의정서를 근거로 당국에 인권을 존중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폴란드 대사를 지내기도 했던 팔머씨는 북한 문제를 푸는 데 헬싱키 의정서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모범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련은 헬싱키 의정서를 체결하자고 미국에 제안하면서 불가침 조약과 무역, 투자를 요구했습니다. 북한은 여기에 더해 경제지원까지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헬싱키 의정서를 본 딴 협정이 추진되는데 더 유리한 상황이라고 팔머씨는 말했습니다.

또 남북한이 인적 교류를 해왔기 때문에 인도적 차원의 협력을 확대하는 협정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팔머씨는 말했습니다.

Palmer: The N. Korean leadership, I think, will have a hard time arguing that they will not even discuss family reunification.

북한은 이미 이산가족 상봉을 허락해 왔기 때문에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겠다고 나오지는 못할 겁니다. 이처럼 최소한의 인도적 교류가 이미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헬싱키 의정서의 사례처럼 기본적인 인권을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겁니다.

또 전세계가 북한의 인권상황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인권문제를 무조건 거부하기는 정치적으로 어려울 겁니다.

북한이 안보와 인권을 동시에 다루는 의정서에 서명한다 해도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있습니다. 헬싱키 의정서 역시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들에 대해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팔머씨는 따라서 북한이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지 철저히 감시하고 상과 벌이 분명히 뒤따르는 체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권문제는 하루아침에 풀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해서 다뤄나가야 한다고 팔머씨는 말했습니다.

김연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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