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위층 연쇄탈북 가능성 주목

서울-노재완 nohjw@rfa.org
2010.12.03
MC: 북한의 양강도 청년동맹 제1비서였던 설정식 씨가 지난해 탈북해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3일 알려지면서 그 동안 거론돼 온 북한 고위층의 연쇄탈북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북한 간부들의 탈북 행렬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되면서 가속화되는 분위깁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반도 주변 열강들을 중심으로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3일 한국 언론보도를 통해 지난해 북한의 고위 간부 인사들이 한국으로 망명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작년 6월 탈북하기 전까지 양강도 청년동맹 제1비서를 지낸 설정식 씨.

북한에 있을 때 소위 잘나가던 젊은 핵심 간부였다는 사실과 함께 언론에서 특히 설 씨를 주목하는 이유는 그의 탈북 배경 때문입니다.

외부 세계에 관심이 많았던 설 씨는 한국의 텔레비전 연속극을 자주 봤으며, 그 사실이 북한 당국에 발각돼 문제가 되면서 한국으로의 망명을 결심했다는 것입니다.

북한 고위층 간부들의 탈북은 과거에도 종종 있던 일이지만, 설 씨처럼 젊은 핵심 간부들의 탈북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젊은 간부들의 탈북은 주로 해외 근무로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외교관과 외화벌이 총회사 사장 등이 대표적입니다.

설 씨와 같은 북한 젊은 간부들의 탈북 행렬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되고 나서 더욱 가속화되는 분위깁니다.

김일성대학 출신으로 한국 유력 일간지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탈북자, 주성하 씨입니다.

주성하: 최근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조국의 미래가 어둡다고 판단해 탈북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최근 국경경비가 너무 삼엄해 쉽게 올 순 없지만, 이것이 앞으로 조금이라도 틈이 보이게 되면 아마 대량 탈북으로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얼마 전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가 2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 북한 당국은 간부들의 탈북행렬을 막는데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절대 권력의 아성은 벌써 삐걱대기 시작했습니다. 폐쇄, 은둔의 사회를 그동안 지탱해 온 북한은 김정일, 김정은 부자로 이어지면서 외부 사정에 밝은 젊은 간부들을 중심으로 권력세습에 대한 환멸을 느끼고 탈북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2008년 말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 징후가 외부로 알려지고, 지난해 말 단행된 화폐개혁이 실패하면서 더욱 두드려졌다는 게 북한 내부 소식통들의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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