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터뷰] "탈북 기독교인 탄압하는 중국에 책임 물어야"

워싱턴-서혜준 seoh@rfa.org
2021.11.10
[여성인터뷰] "탈북 기독교인 탄압하는 중국에 책임 물어야" 북한 내 지하교회 신자들이 희미한 손전등 아래서 성경을 읽고 있는 모습.
Photo courtesy of The Voice of the Martyrs

앵커: 미국의 기독교 단체 가정연구협회(Family Research Council)’의 에리엘 델 터코(Arielle Del Turco) 부국장은 중국이 북한 당국의 기독교인 탄압을 돕고 방조하는 것에 대해 국제적인 책임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터코 부국장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중국이 북한의 기독교인 탄압을 돕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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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연구협회
에리엘 델 터코 부국장.

터코 부국장: 최근 (민간인권단체) ‘한미래가 발표한 보고서에 실린 탈북자들의 인터뷰를 보면 실제 중국 정부는 북중 국경 지역의 교회를 감시하고 이를 통해 탈북자들을 색출합니다. 중국은 탈북자들을 체포하면서 기독교 신앙에 대해 묻고 이를 바탕으로 그들의 서류에 도장을 찍습니다. 이는 이들이 북한에 송환됐을 때 북한 당국이 알아볼 수 있도록 기독교인이라는 표시를 하는 겁니다. 이럴 경우 투옥, 구타 등 강제송환된 탈북자들에 대한 처벌은 매우 심각합니다. 중국 정부가 실제 북한의 기독교인 식별을 돕기 위해 이런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경악할 만 합니다.  

기자: 북한과 중국이 자행하는 인권 침해에 대해 어떻게 책임규명을 할 수 있을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터코 부국장: 국제사회는 중국 정부가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된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어떤 처벌을 받을지 알고 있음에도 북한을 돕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탈북자 송환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중국에 압력을 가해야 합니다.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공개적인 비난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시민 단체 및 미국 정부, 유엔은 모두 중국 측에 그들이 서명한 1951년 난민협약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은 탈북자들을 송환해서도 안 되지만 더 가혹한 대우를 받을 걸 알면서 기독교인임을 식별해 이들을 처벌하는 북한 당국을 도와서는 결코 안 됩니다. 중국이 유엔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북한 인권 옹호가 어렵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만 자유주의 국가, 즉 미국과 유럽국가 등이 유엔에서 영향력을 발휘해 중국의 인권침해와 중국이 북한 당국의 기독교인 탄압을 돕는 것에 대한 (책임규명을 위해) 압력을 가해야 합니다.

기자: 한국 국회에서 대북전단금지법이 통과되면서 인권단체들의 종교에 대한 전단 살포 활동도 제한 됐는데 이를 어떻게 보십니까?

터코 부국장: 한국 정부는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북한 정부와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의지가 매우 큽니다. 하지만 대북전단금지법을 통과시킨 것은 큰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는 자유 증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북한에 정보를 전달하려는 탈북자들과 자국민의 표현의 자유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에 전단 살포를 제한하는 것으로 북한 정부를 만족시키는 데 집중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진실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창의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기자: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방북을 요청했는데 만약 이런 방문이 실제 이뤄진다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터코 부국장: 교황의 방문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도움이 될지는 매우 회의적입니다. 물론 북한과 같은 고립된 나라를 교황이 방문한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크겠지만, 불행히도 김정은은 이를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자신의 지위를 강화하는 선전의 기회로 사용할 것입니다. 이같은 방문이 북한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북한 정권은 교황의 발언을 제한하려 할 것입니다.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독교 탄압은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수준입니다. 교황의 방북이 평화회담을 재개하거나 종교의 자유를 위한 변화를 주기는 어려울 겁니다.

기자: 북한의 핵문제 등 정치적 문제와 인권 문제를 함께 해결할 방법이 있을까요?

터코 부국장: 비핵화에 중점을 두면서 인권을 등한시 하는 것은 심각한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긴장하는 이유는 그들이 불량 국가로서 국제사회와 북한 주민들에게 위협을 가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비핵화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에도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또 북한은 제재의 일부가 그들의 인권 침해로 인해 부과된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인권 상황을 개선해야 합니다. 미국과 북한의 어떠한 협상에서든 비핵화 뿐 아니라 인권 측면에서도 진전을 촉구해야 합니다. 이 두가지 문제는 상호적이기 때문에 북한의 인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는 이뤄질 수 없다고 봅니다.  

앵커: 지금까지 미국의 기독교 단체 ‘가정연구협회’의 에리엘 델 터코 부국장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엔 서혜준 기자였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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