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웜비어 석방 당시 2백만 달러 청구”
2019.04.25
앵커: 북한이 지난 2017년 억류했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석방하면서, 그에 대한 병원 치료비로 200만 달러 지급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7년 6월13일 미국 버지니아주립대(UVA) 학생인 웜비어가 평양을 떠나기 수시간 전 당시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에게 웜비워의 병원비 200만 달러를 요구하는 북한의 청구서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25일 이 문제에 정통한 두 사람을 인용해, 당시 웜비어 석방을 위해 방북했던 조셉 윤 국무부 전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에게 이 같은 북측의 요구를 전달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청구서에 서명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윤 특별대표가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이 청구서에 서명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특히 현재 북한의 웜비어 치료비 청구서는 미국 재무부에 보관돼 있으며, 실제로 북한이 청구한 200만 달러가 지급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보도와 관련해 “우리는 인질 협상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며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행정부 들어 인질 협상이 성공적이었던 것”이라며 공식 답변을 거부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습니다. (We do not comment on hostage negotiations, which is why they have been so successful during this administration.)
이번 보도와 관련해 국무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국무부는 25일 샌더스 대변인의 앞서 밝힌 입장을 참고하라고 답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워싱턴포스트 보도와 관련해 윤 전 특별대표는 25일 미국 CNN방송에 출연해 외교적 교류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할 수 없고, 자세한 사항을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웜비어를 미국에 돌아오게 하는 임무가 자신의 외교관 생활 중에서 가장 어려웠고,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웜비어를 미국으로 데려오는 게 자신의 가장 큰 임무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셉 윤 전 특별대표: 저에게 주어진 임무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오토 웜비어를 데리고 오는 것이었습니다.
한편, 버지니아주립대학 3학년이었던 웜비어는 지난 2016년 1월 관광차 북한을 방문했다가 체포돼 17개월 동안 억류됐습니다.
당시 북한 관영 매체들은 웜비어가 호텔에서 선전 문구가 적힌 물건을 훔치려 한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웜비어는 2017년 6월 석방돼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 엿새 만에 숨졌습니다.
이에 웜비어의 가족은 그의 죽음이 북한 당국의 고문 등에 의한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미국 법원은 지난해 12월 북한 정부에 5억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