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주부동원해 탈북방지용 국경장벽 공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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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당국이 장마철 폭우를 무릅쓰고 주민을 동원해 국경장벽 세우기 작업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경지역 주민들과 여성돌격대원들이 당국의 지시에 따라 장대비 속에서 국경 장벽 기초공사에 쓸 자갈 채취작업을 진행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30일 “요즘 혜산시 주민들이 탈북을 막기 위한 국경 장벽공사에 동원되고 있다”면서 “장맛비가 내리는 속에서 가두 여성(주부)들이 돌격대를 무어(조직해) 자갈채취작업에 내몰리면서 주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혜산시에서 지난해 6월에 시작된 국경장벽 쌓기 공사가 아직도 진행 중”이라면서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해 시작한 콘크리트장벽 공사를 1년이 넘도록 완성하지 못해 폭우속에서도 주민을 동원해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국경에 세워지는 탈북방지용 장벽은 2미터 높이의 세멘트 브로크(블록)를 쌓아 만드는 콘코리트장벽”이라면서 “중국과의 국경 전 구간에 암석과 자갈로 기초공사를 하고 그 위에 브로크를 쌓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요 몇일 사이 연일 퍼부은 비바람에 연풍동의 산탁(산기슭)이 무너져 내려 바위와 자갈이 노출되었다”면서 “그러자 석재부족으로 장벽공사를 진행하지 못하던 도 당에서 비가 오는데도 가두여성들을 동원해 자갈채취 작업을 강행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에 주민들은 폭풍우에 도로가 끊기고 산사태가 나는 등 피해가 발생했으면 우선 큰물피해복구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면서 “폭풍우 속에서 가두 여성들로 돌격대까지 무어 탈북방지용 장벽에 쓸 자갈채취에 내모는 당국의 행태를 비난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혜산시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연일 퍼붓는 무더기비로 산탁이 무너지고 도로 곳곳이 패였다”면서 “하지만 당국은 폭우로 무너진 도로와 시설물 보수는 외면하고 국경장벽에 쓸 자갈과 석재 채취에 주민들을 내몰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동안 국경장벽공사에 필요한 석재는 주로 압록강변의 자갈과 모래로 해결했다”면서 “하지만 코로나의 확산으로 주민들의 국경접근이 차단되면서 장벽 기초공사에 쓸 자갈과 모래 부족으로 공사가 거의 1년이 되도록 중단되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난해 당창건 기념일까지 완공하기로 했던 콘크리트 장벽공사가 1년 넘게 중단되자 바빠 맞은 당국에서 장마철을 무릅쓰고 공사를 다시 시작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산탁(산기슭)도 무너져 내리는 판에 빗속에서 장벽공사를 강행하면 장벽이 온전히 세워지겠느냐며 당국의 공사강행 지시를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6월부터 중국과 국경을 마주한 양강도 혜산시와 함경북도 무산군, 회령시, 종성군, 온성군 등지에 탈북방지용 장벽과 철책을 새로 설치하기 시작했으며 작년 당창건 기념일인 10월 10일 전에 완공한다고 발표했으나 건설 자재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된지 1년이 되어 오고 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