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위안부 소녀상 세우려 했다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7.05.17
comfort_woman_statue_b 서울 중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이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노동당 선전선동부가 지난 해 완공된 중앙계급교양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을 세우자고 제안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2016년 ‘중앙계급교양관’ 개관에 앞서 교양마당에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을 세우겠다는 노동당 선전선동부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김정은이 이를 거부한 이유는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11일 함경북도의 한 언론관계자는 “지난해 6.25전쟁 기념일을 맞으며 평양에 중앙계급교양관이 새로 개관됐다”며 “애초 중앙당 선전선동부가 중앙계급교양관 출입문 정면에 일본군 위안부 동상을 세우려고 했지만 김정은이 이를 중단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선전선동부가 동상 제작을 위해 미리 만든 위안부의 형상 도안 여러 건을 준비해 비준을 받으려 했지만 김정은이 제지했다”며 “오히려 중앙계급교양관의 전시장에서 핵심을 이룰 일본군의 만행에 관한 자료들을 대량 삭제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정은의 지시로 중앙계급교양관은 계급교양이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미국을 비난하는 자료들로만 채워졌다며 이 때문에 선전선동부에서 계급교양관이라는 명칭을 반미교양관으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까지 있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15일 북한 국경연선의 한 사법부문 관계자는 “선전선동부의 제안과는 별도로 국가안전보위상이었던 김원홍도 지난해 김정은에게 같은 제의를 했다”며 “중국의 위안부 소녀상 건립 움직임과 관련해 우리(북한)가 중국보다 한발 앞서 소녀상을 세우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원홍의 제안에 김정은은 위안부 소녀상 문제는 국가안전보위성이 관여할 일이 아니”라며 “국가안전보위성은 수단과 방법을 다해 일본과 한국이 국방과 기술 분야에서 협력하지 못하도록 이간시켜야 한다는 지시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김정은은 외화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으로부터 과거 식민지 시대 보상금을 받고 한국을 고립시키기 위해서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강조했다”며 “그러자면 불필요하게 일본을 자극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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