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중국 내 탈북자 체포…탈북자 한국행 어려워졌나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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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7년 베이징의 한국 영사관 밖에서 한 여성이 중국 공안에 끌려가고 있다.
지난 1997년 베이징의 한국 영사관 밖에서 한 여성이 중국 공안에 끌려가고 있다.
/AP Photo

앵커: 올해 상반기 한국을 향하던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체포됐다는 소식이 지속적으로 전해진 바 있습니다. 중국 내 탈북자들을 구출하는 활동가들은 올해 들어 탈북자들의 한국행이 어려워졌다고 주장하는데요. 이에 따라 탈북자 구출활동이 크게 위축됐다는 전언입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최근 중국 내 탈북자들이 체포되고 있는 현황과 원인을 짚어봤습니다.

북한인권운동가들과 탈북자 구출운동을 벌이는 활동가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 내 탈북자 체포 사례가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한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도 이 같은 상황의 심각성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지난 6월 21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아동을 포함해 탈북자가 구금된 개별 사례를 점점 더 많이 전달받고 있습니다. 정보에 따르면 중국이 북측 정부와 협력해 탈북자 수색을 최근 강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한국 정부도 올해 들어 많은 수의 탈북자들이 중국 각지에서 체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내 탈북자들의 구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북한인권시민연합의 김영자 사무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올해 중국에서 체포된 탈북자들의 수는 한국 언론이 보도한 사례보다 많다”며 “체포된 탈북자가 무연고자일 경우 이 사실은 한국에 알려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여 년 간 중국 내 탈북자 구출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 선교사에 따르면 지난 달 중국 랴오닝성의 일부 구금시설에는 중국 각지에서 체포된 60여 명의 탈북자들이 수감돼 있었습니다.

신변 안전을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이 선교사는 “랴오닝성 구금시설에 붙잡혀 있는 탈북자들의 북송이 최근 시작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을 구출하는 활동가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내에서 탈북자들의 체포가 잦아지고 있는 원인은 복합적입니다.

기본적으로 중국의 탈북자 체포와 북송 근거는 북중이 1986년에 체결한 ‘북중 간 변경지역의 국가안전과 사회질서 유지업무를 위한 상호협력 의정서’.

최근 다섯 차례에 걸친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같은 협력이 더 강화됐을 것으로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실제 리성철 북한 인민보안성 참사는 지난 달 초 자오커즈 중국 공안부장과 회동을 가졌습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중이 ‘당 대 당’ 외교 등을 통해 관계를 더 진전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북중 간 공안 외교를 계기로 중국 내 탈북자 문제에 대한 양측의 협조도 강화됐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중국과의 협조 아래 추적조를 중국 현지에 파견하거나 협조 공문을 보내는 방식으로 특정 탈북자들을 체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탈북자 구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선교사로부터 입수한 중국 변경대의 포고문에는 탈북한 장교의 신상이 자세하게 담겨 있습니다.

탈북한 북한군 장교에 대한 신상이 자세히 담긴 중국 변경대의 포고문.
탈북한 북한군 장교에 대한 신상이 자세히 담긴 중국 변경대의 포고문. /RFA Photo

이 포고문에는 탈북 군인의 계급과 생년월일, 키, 친척이 중국 내에서 거주하고 있는 지역 등이 적혀 있습니다. 이 군인이 팔자걸음을 걷는다는 점, 마약과 칼 등을 소지하고 있고 북한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중국으로 넘어왔다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지난 20여 년 간 중국 내 탈북자 구출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 선교사는 “북한은 탈북자가 군인이거나 정보를 가진 특정 인사 혹은 고위인사일 경우에만 중국에 협조 공문을 보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측의 협조 공문이 전달될 경우 검문·검색이 강화되면서 중국 현지에 체류하고 있던 탈북자들도 체포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이 선교사는 “탈북자가 마약 소지자나 강력 범죄자일 경우 중국 측의 검문·검색이 더 강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중국이 전국고속철 등 대중교통 분야에 안면인식 체계, 실명 관리 제도를 도입한 것도 탈북자들의 한국행에 장애가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중국 매체인 ‘중국망’ 한국어판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 열차를 이용하려면 안면인식, 실명, 신분증 확인 절차 등을 거쳐야 합니다. 타인의 신분증, 위조 신분증을 소지한 탈북자들의 중국 내 이동이 어려워진 겁니다.

신변 안전을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한국 내 탈북단체 관계자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최근 감시 장비가 중국 곳곳에 설치되고 있는 상황도 탈북자들의 이동을 어렵게 한다”며 “중국 당국이 일반 중국인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는 느낌인데 이 같은 상황도 탈북자들의 체포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과 관련된 정보가 여러 경로를 통해 중국 공안 당국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도 최근 탈북자 체포가 잦아진 이유로 분석됩니다.

이영석 나우(NAUH) 자문위원: 예전에는 (이동 중) 불심검문, 혹은 신고에 의해 체포됐습니다. 요즘에는 쉘터, 안전가옥을 새벽에 중국 공안들이 덮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사전 조사를 통해 정보를 확보한 경우입니다. 또 지나가는 거점, 경유지에 있다가 (탈북자들을) 잡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국 공안에 의해 체포된 탈북 중개인들로부터 탈북자들의 이동 경로, 안전가옥 위치 등과 같은 정보가 유출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일각에서는 탈북 중개인들 간의 알력다툼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이후 탈북자들의 수가 급감하고 이에 따라 탈북 중개인에 대한 수요도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들의 수는 지난 2011년 한 해 동안 2706명을 기록한 뒤 2012년 1502명으로 급감해 현재까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경비 절감을 위해 무리하게 다수의 탈북자들을 이동시키는 경우도 문제입니다.

중국 내 탈북자들을 구출하는 활동가들은 탈북자들을 안전하게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1~2명 정도의 소수 인원으로만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10여 명 정도의 많은 인원을 이동시키다보면 중국 공안에 체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활동가들의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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