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중인 탈북민은 중국 당국의 골칫거리

서울-박정연 xallsl@rfa.org
2021.11.12
수감중인 탈북민은 중국 당국의 골칫거리 사진은 중국 랴오닝성의 한 교도소 외관.
/AP

앵커: 요즘 중국 공안에 체포되어 요녕(랴오닝), 길림(지린)성의 수감시설에 수감된 탈북여성들이 중국 당국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감된 아내와 엄마를 풀어달라는 중국인 가족들의 탄원과 시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현지소식 박정연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길림성 장춘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9일 “요즘 장춘시에는 조만간 중-조 국경이 개방되고 탈북민들이 대거 북송될 것이라는 소식이 퍼지면서 탈북민 아내가 체포되어 수감중인 중국인 남편들이 공포에 질려 있다”면서 “탈북민이 북송될 경우 모진 고문과 함께 가차없이 처형되거나 관리소(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장춘시 공안에서 근무하는 지인을 통해 ‘중국에서 가정을 꾸리고 살다가 공안에 체포된 탈북자들이 (중국)정부의 골칫거리’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그는 여성 탈북자의 경우 그들의 남편이나 어린 아들 딸 등 가족들이 매일같이 공안국으로 찾아와 울부짖으며 선처를 부탁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난 7월에 공안에 체포되어 수감된 한 탈북 여성의 남편은 국경 재개방과 함께 탈북자를 북송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관할지역 공안국에 찾아가 감옥에 수감된 탈북자들을 가장 먼저 보낸다는 것이 사실이냐며 따지기도 했다”면서 “이에 공안당국은 아직 어떠한 방침도 정해진 게 없다며 가족들을 강제로 돌려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만약 중-조 국경이 예정대로 개방되어 수감중인 탈북자들이 북송된다면 중국인 남편과 그 자녀들에게는 그보다 더한 비극이 없을 것”이라면서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공안에 체포될 당시 가족에게 ‘이번에 가면(북송되면) 다시는 살아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단동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단동에서는 국경이 다시 열리는 즉시 수감중인 탈북자들의 북송부터 시작할 것이라는 소식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면서 “당국이 탈북자들 가급적 빨리 북송하려는 이유는 그동안 체포되어 수감된 탈북민들을 풀어달라는 중국인 가족들의 시위와 탄원이 이어지는데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탈북자 북송반대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탈북자처리 문제가 (중국)정부의 골칫거리로 등장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단동에 사는 한 조선족 남성은 올 여름 탈북자 출신 아내가 공안에 체포되어 현재 홀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서 “그는 이달 초부터 국경이 개방되어 감옥에 있는 탈북자들을 우선 북송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요즘 밤새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하소연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는 6년 전 지인을 통해 탈북민 여성을 아내로 맞이해 시내에 직장을 얻은 뒤 단동에서 두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난 7월 아내가 공안에 체포되면서 가족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리고 어린 아이들이 엄마가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며 눈물을 보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해당 남성은 또 중국당국이 범법자로 여기는 탈북민이 자신과 아이들의 인생에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라며 연일 공안국을 찾아가 강력하게 호소했다”면서 “최근 단동시 공안국에는 지인이나 인맥을 동원해 수감된 탈북민의 구출을 위해 동부서주하는 탈북민 가족이 부쩍 늘어났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중국 현지 소식통들은 중국 심양, 장춘, 도문 등지의 수용시설에 수감되어 북송될 운명에 처한 탈북자가 1천 170여명이며 그 중에는 여성들이 많고 어린 아이들도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린성 창춘(장춘) 교도소에 450여명, 투먼시 325명, 창바이(장백)현 47명, 지린성 린장시 104명, 단동 교도소 180여명 그리고 랴오닝성 선양 교도소에 64명 등의 탈북민이 수감되어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박정연,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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