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인권단체들, 김정은 생일 맞아 북 체제 비판 기자회견·전시회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2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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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과 한국의 목회자들의 모임인 ‘북한기독교총연합회’가 8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탈북민과 한국의 목회자들의 모임인 ‘북한기독교총연합회’가 8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RFA Photo-목용재

앵커: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기자회견과 그림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인 8일 열악한 북한 인권의 실태를 알리고 이를 비판하는 행사들이 서울에서 개최됐습니다.

한국과 탈북 목회자들의 모임인 북한기독교총연합회는 이날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주민들의 신앙, 자유로운 경제활동과 이동을 보장할 것을 북한 당국에 촉구했습니다.

현비파 북한기독교총연합회 선교국장: 북한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입쌀 밥보다 신앙의 자유이며 비단 옷보다 자유로운 경제활동이며 고래 등 같은 기와집보다는 혈육들 간의 자유로운 왕래입니다. 또한 북한 정권은 기독교 박해를 멈추고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십시오.

북한기독교총연합회는 북한 비핵화 문제 때문에 북한 인권문제가 소홀히 다뤄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북한 비핵화 협상을 벌일 때 북한 인권 문제를 협상 수단으로 활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기독교총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삶은 여전히 유린되고 있고 인신매매도 당하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북한 주민들의 비참한 삶이 핵 문제에 가려지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에는 지난 11월 탈북자 2명을 강제북송한 것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북한에 억류돼 있는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 등 한국 국민의 생환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지난 2012년 출범한 북한기독교총연합회는 북한 교회의 재건, 탈북민들의 한국 입국을 위한 지원, 한국 내 탈북자들의 정착을 돕는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북한기독교총연합회 전 회장을 맡았던 강철호 새터교회 목사는 “탈북인권단체들과 함께 휴대용 저장장치, USB를 활용한 대북선교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USB에 영상 자료들과 함께 목사들의 짧막한 선교 내용도 담아 북한에 들여보낸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강춘혁, 전주영, 안충국 씨 등 탈북 그림 작가들의 전시회도 이날 열렸습니다.

탈북민 출신의 강춘혁 작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풍자한 작품인 ‘생일을 축하합니다(Happy Birthday)’.
탈북민 출신의 강춘혁 작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풍자한 작품인 ‘생일을 축하합니다(Happy Birthday)’. /RFA Photo-목용재

그동안 북한 체제를 그림과 노래로 비판해왔던 강춘혁 작가는 ‘생일 축하합니다(Happy Birthday)’라는 제목의 작품을 통해 김 위원장과 북한 체제의 북한 인권 유린 실태를 풍자했습니다.

이 작품에는 어린 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는 김 위원장이 십자가 모양의 초가 꽂혀있는 빨간색 케이크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빨간색 케이크에는 인권 유린을 당한 북한 주민들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형상화돼 있습니다.

김 위원장 어깨 위에는 평양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류경호텔, 주체사상탑, 천리마 동상 등을 그려넣었습니다.

강 작가는 자유아시아방송과 만나 “김 위원장의 생일인 8일을 맞아 전시회가 시작됐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허황된 북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김 위원장을 묘사하고 비판하기 위해 이런 작품을 기획했다”고 말했습니다.

강 작가는 김 위원장에게 “올해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제대로 챙겼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도 전했습니다.

강춘혁 작가: 오늘 김 위원장의 생일입니다. 생일이라고 혼자만 맛있는 것 먹지 말고 주민들에게도 좀 나눠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강 작가는 ‘봄의 혁명(Spring Revolution)’이라는 작품을 통해 자유를 갈망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도 그렸습니다.

강 작가는 “북한에서 자유를 추구하다가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많다”며 “그림에는 그렇게 희생된 사람들이 무덤처럼, 탑처럼 쌓여있는데 이들을 딛고 올라가 자유를 쟁취하려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의 ‘갤러리 인사아트’에서 탈북민 출신 작가 3인의 공동 그림전시회, ‘까마치’가 8일 열렸다. 좌측 그림은 강춘혁 작가의 ‘봄의 혁명(Spring Revolution)’.
서울의 ‘갤러리 인사아트’에서 탈북민 출신 작가 3인의 공동 그림전시회, ‘까마치’가 8일 열렸다. 좌측 그림은 강춘혁 작가의 ‘봄의 혁명(Spring Revolution)’. /RFA Photo-목용재

탈북민 출신인 전주영 작가는 ‘강 건너 마을’이라는 작품에 더 이상 갈 수 없는 고향을 담았습니다.

전 작가는 작품을 통해 탈북민들도 한국 국민과 똑같은 사람이라는 점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전주영 작가: 관객들과 저, 우리는 같은 사람입니다. 제가 북한에서 왔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한국 국민과 탈북민들의 고충도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보는데요. 이런 고충을 관객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후원하는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의 박범진 이사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탈북 화가 3인에 대한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습니다.

박 이사장은 “세 명의 화가는 같은 고향 출신으로 마음 속에 갖고 있는 아픔과 슬픔도 비슷하다”며 “이들이 앞으로도 성공적인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성원해달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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