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은 정치와 분리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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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간의 실무접촉이 오는 17일 개성에서 개최됨에 따라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산가족 상봉제도의 문제점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산가족의 상봉은 크게 대면상봉, 화상상봉, 영상편지 교환, 그리고 서신교환 등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단체 대면상봉은 일회성 행사에 그치고, 상봉 기회도 얻기가 어렵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은 오래전부터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요구했습니다.

지난해 이산가족 상봉행사 때 속초에서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한 말입니다.

현인택:

이산가족 상봉은 어떠한 경우에도 중단 없이 꾸준히 진행하자. 또 전면적인 생사 확인을 하자. 상시 상봉을 실시하자. 또 이산가족의 고향방문을 실시하자 뭐 이렇게 설득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와 함께 최근 이산가족 문제를 정치와 분리해서 대응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쌀과 비료를 조건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하지 않겠다는 뜻도 포함돼 있습니다.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입니다.

유종하:

적십자간의 사업, 인도주의적 사업은 정치적 분위기와는 별도로 앞으로 계속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순수한 인도주의적 사업은 정치적인 분위기와는 분리하고자 하는 노력을 할 것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작년 9월에도 금강산에서 열린 적십자회담에서 상봉행사의 대가로 한국에 호의적 조치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과거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남측의 쌀, 비료 지원과 사실상 연계돼 있었던 점으로 볼 때, 당시 북측이 말한 호의적 조치는 쌀이나 비료 지원 재개를 간접 요청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이산가족 상봉문제를 정치적으로 연계시켜왔습니다. 남북 간의 정치적 갈등만 생기면 이산가족 상봉 행사부터 중단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6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남쪽에서 쌀과 비료 지원을 끊자 북한은 곧바로 이산가족 상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조선중앙TV :

따라서 우리 측은 북남 사이에 더 이상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이라는 것도 있을 수 없게 되었고 인도주의 문제와 관련한 그 어떤 논의도 더는 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합니다.

사실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나오는 사람들은 남쪽 100명, 북쪽 100명 해서 모두 200명입니다. 물론 이번엔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을 먼저 제안한 만큼 확대 가능성도 있지만, 8만 명에 이르는 이산가족들은 대부분 생전에 가족을 만날 수 없게 됩니다. 상봉 행사 때 이산가족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2박 3일입니다. 2박 3일은 60년 동안 헤어졌다 만난 이산가족들의 아픔과 맺힌 한을 다 풀기에는 너무나도 짧은 시간입니다. 이러한 일회성 행사는 이산가족들에게 오히려 아픔만 더 준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유광석 사무총장입니다.

유광석:

실상 상봉행사에 직접 참여했던 사람들은 두 번 헤어지는 결과가 되고 있습니다. 한번 만났기 때문에 또 이젠 어떻게 만날 수 없는..

아직도 많은 이산가족들이 서신교환은 물론, 생사확인 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이산가족들이 또 만남의 시간을 갖겠지만, 상봉 제도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이들 역시 기약 없는 작별을 고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