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미 입국 위해 평균 1년 대기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0.06.28
MC: 탈북자들이 북한을 탈출한 뒤 미국에 입국하기 위해 제3국에서 평균 1년 가까운 기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미 의회 산하의 회계감사국(GAO)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또 지난 5년 반 동안 난민 자격으로 미국 입국을 신청한 탈북자는 238명으로 이 중 42%인 99명만 미국에 입국했고 이 기간 중 미국에서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33명 중 9명이 망명 지위를 인정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의회 산하의 회계감사국은 지난 주 의회에 제출한 탈북자들의 미국 정착에 관한 보고서에서 2004년 10월부터 2010년 4월까지 모두 238명의 탈북자가 난민 자격으로 미국행을 신청해 이 중 42%인 99명(올 4월 입국 5명 포함)이 미국에 입국했다고 밝혔습니다.

연도별로는 2006 회계연도에 9명, 2007 회계연도에 22명, 2009 회계연도에 25명, 그리고 2010 회계연도에 6명이 각각 입국했습니다. 반면 이 기간 중 탈북자 107명은 미국행을 자진 취소했으며 18명은 미국행이 거부됐습니다.

탈북자들이 난민 자격을 얻어 미국에 입국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2006 회계연도에 133일이었다가 이듬해인 2007 회계연도에 399일로 3배나 늘어났습니다. 또 2008 회계연도에는 탈북자들이 미국에 난민 신청을 한 뒤 평균 314일을 기다려야 미국 땅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회계감사국은 보고서에서 탈북자들의 미국행에 드는 기간이 이처럼 긴 이유 중 하나로 탈북자들이 머물고 있는 제3국의 비협조를 들었습니다.

보고서는 미 국무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탈북자들이 머물고 있는 해당 국가가 탈북자들에 대한 출국 허가를 미루는가 하면 한 국가의 경우 조사 기간 중(2006 회계연도~2008 회계연도) 미국 정부 관리가 탈북자를 직접 접촉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며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또 평균 2~3개월 이상씩 걸리는 신원조회 기간도 탈북자들의 미국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회계감사국은 지적했습니다.

회계감사국은 이 밖에 2005 회계연도부터 2010년 3월까지 모두 33명의 탈북자가 미국에서 망명을 신청해 이 중 9명이 망명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15명은 계류 중이고 9명은 망명이 거부됐습니다.

한편 회계감사국은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 외 국가에 정착한 탈북자에 관한 통계 자료도 제시했습니다.

영국의 경우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모두 665명의 탈북자로부터 인도주의적 보호를 위한 지위(HPS)에 관한 신청을 받아 이 중 350명에게 입국을 허용했습니다. 독일의 경우는 2000년부터 2009년까지 329명의 탈북자가 역시 인도주의적 보호를 위한 지위를 신청했고 이 중 191명에게 입국을 허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캐나다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217명의 탈북자가 인도주의적 보호를 위한 지위를 신청해 이 중 76명에게 입국을 허용했습니다.

회계감사국은 2009년 8월부터 2010년 6월까지 미 정부 관계자와 비정부기구 관계자는 물론 한국의 정부 관계자와 비정부기구 관계자, 그리고 탈북자를 직접 만나 심층 면접을 한 뒤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독일, 영국, 일본, 캐나다 정부 관리를 통해 이 국가에 정착한 탈북자에 관한 통계 자료를 제공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미국 상원의 존 케리 외교위원회 위원장과 샘 브라운백 의원은 북한인권법이 탈북자의 미국행을 돕도록 규정했지만 정작 탈북자의 미국 정착이 매우 작은 규모에 그치고 그나마 수속 기간이 너무 길어 미국행을 신청했다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끊이질 않자 지난해 회계감사국에 보고서 작성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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