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청소년들, ‘북인권 히어로’ 4인 선정해 3D감사패 시상
2022.12.08
앵커: 탈북 청소년들의 대안학교인 ‘천안 드림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북한인권 및 탈북민들의 정착 지원 활동을 하고 있는 인사 4명에게 ‘3D 흉상’을 감사패로 제작해 시상했습니다. 학생들은 북한 인권과 탈북민들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어 이 같은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6일 충청남도 천안에 위치한 ‘천안 드림학교’.
이곳에서 ‘우리학교 히어로(영웅)’라는 제하로 북한 인권 운동가 및 탈북민들의 정착지원에 힘을 쓰고 있는 인사들에 대한 ‘3D 흉상 감사패’ 전달 행사가 열렸습니다.
천안 드림학교의 3D 프린팅 자율동아리의 학생들이 2회째 주최한 이번 행사의 수상자로는 윤여상 북한인권정보센터 소장과 안명철 NK워치 대표, 전병길 통일과나눔 사무국장, 김계운 통일부 남북통합문화센터 총괄사무관이 선정됐습니다.
3D 프린팅 자율동아리 학생들은 이 인사들이 북한 인권 개선 활동 및 탈북민들의 한국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분들이라며 탈북민으로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윤아(가명, 2019년 입국) 학생은 “통일을 위해 헌신하는 분들을 위해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싶었다”며 행사의 취지를 밝혔습니다. 특히 이윤아 학생은 정치범수용소 경비병 출신인 안명철 대표가 한국에서 북한 인권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윤아 학생: 안명철 선생님은 북한에서는 가해자로서 활동하셨지만 (한국에서) 인권과 통일을 위해 헌신하는 활동을 하고 계셔서, (북한인권 히어로로) 선택한 것 같아요. 그리고 (안 선생님은) 북한에 있었을 때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어요. 그래서 북한에서 그런 일이 있었구나라는 것을 알고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3국 출생 탈북 청소년인 김해님(2018년 입국) 학생은 “북한 내 상황을 어머니와 여러 매체를 통해 알게 됐다”며 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활동가들에게 동아리 차원에서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김해님 학생: 중국에 있을 때는 유튜브를 통해 북한에서 찍은 영상을 올린 것을 봤는데요. 완전히 시골애처럼 살고 있더라고요. 불쌍한 것 같아요. 어머니께서 어렸을 때 북한에서의 경험을 말해 주셨는데 어머니는 북한에서 밥도 잘 못 먹고 살기도 힘들었대요. 그래서 북한에서 살 때 엄청 힘들었대요. 엄청 수고많았다고 이렇게 말씀하시는거에요.
학생들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안명철 NK워치 대표는 고향 후배들로부터 뜻깊은 상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북한 주민과 탈북민들을 위한 활동에 전념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안명철 NK워치 대표: 학생들이 뜻을 모아서 통일 영웅이라는 상패를 준 것에 대해 굉장히 감개무량합니다. 앞으로 북한 주민들의 인권 향상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윤여상 NKDB 소장도 “학생들을 격려하는 입장이었는데 오히려 탈북민 학생들에게 일종의 사랑과 격려를 받게 돼 굉장히 감동적이고 쑥쓰러운 마음”이라며 “탈북민 학생들이 다른 일반적인 한국의 학생들처럼 행복한 꿈을 이루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우리학교 히어로’는 동아리 담당 교사가 추천한 10인의 후보를 학생들이 직접 조사, 취재해 선정됐습니다. 히어로 선정과 3D 흉상 감사패 제작까지는 한 달의 기간이 소요됐습니다. 학생들은 선정된 수상자들을 찾아가 흉상 제작을 위한 스캐닝, 즉 본을 뜨는 작업 및 모델링까지 직접 수행했습니다.
동아리를 담당하고 있는 송의원 교사는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북한 인권 및 통일, 탈북민 정착과 관련한 학생들의 시야가 넓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송의원 천안 드림학교 교사: 우리 학생들이 그분들에게 통일, 북한 인권, 탈북민 정착 등에 대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배우고 남북의 사회통합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도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흉상 제작 보다는) 이런 것이 더 엄청난 공부가, 통일 공부가 되는 것이죠.
천안 드림학교의 3D 프린팅 자율동아리는 프린터기로 입체적인 모양을 만들어내는 3D 프린팅을 통해 수상자들의 작은 흉상을 제작, 이를 북한 인권 및 통일 운동가, 탈북민들의 정착지원 활동을 벌이는 인사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애틀란타에 위치한 머서(Mercer)대학교로부터 교육용으로 활용해 달라며 3D 프린터를 기증받은 이후 학생들은 이를 의미있게 활용하고 싶다며 지도교사와 함께 이 같은 행사를 기획한 것입니다.
이영주 드림학교 교장은 “도움과 지원만을 받아온 학생들이 이번 활동을 통해 베푸는 일의 의미에 대해서도 배우고 있다”며 “앞으로 통일의 주역으로서 자신들이 감당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새기고 또 다짐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교장은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청소년,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들이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이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영주 천안 드림학교장: 우리 아이들이 여기서 잘 배우고 나가서 어떤 상황에 부딪히더라도 당당하게 한국 사회의 국민으로 건강하게 생활하기를 바랍니다. 한국 사회에 어렵게 왔는데,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본인의 역할을 잘 감당하는 한국인으로서 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한편 천안 드림학교는 탈북청소년들의 정서적 안정감과 소속감 확보를 통해 정체성을 확립하고 이들을 한국의 사회 구성원으로 정착시기키 위한 기초학력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4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드림학교는 지난 2011년 대안학교로 문을 열고 지난 2013년 충청남도 교육청으로부터 초중고 탈북청소년위탁기관으로 선정됐습니다. 또한 지난 2018년에는 고등학교 과정 대안학교로 인가를 받았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