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 내 남북한 출신 대학생들이 북한의 여성인권 실태에 대해 증언하고 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제안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남북한 출신 대학생들로 구성된 통일대학생동아리연합은 1일 주한캐나다대사관에서 ‘북한의 여성인권 청년 세미나’를 주최했습니다.
지난 2016년 16살의 나이에 탈북해 현재 한국의 서강대학교에 재학 중인 주하늘(가명) 통일대학생동아리연합 매니저는 이날 행사에서 북한 여성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주하늘 통일대학생동아리연합 매니저 : 한국, 캐나다, 미국의 여성들도 북한 여성들과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나요? 여성들이 가족을 위해 골목길에서 장사를 한다는 이유로 메뚜기처럼 뛰어다니며 욕설, 구타를 당하나요? 감옥에 가면 무차별 폭행, 성폭력, 강제 유산을 당하나요? … 북한의 여성 인권을 위해서 전 세계 사람들과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주하늘 매니저는 양강도 혜산에서 자라면서 공식 매대 이외의 장소에서 일명 ‘메뚜기 장사’를 하는 여성들이 단속에 걸려 보안요원에게 구타를 당하거나 장사 밑천을 빼앗기는 모습을 목격하곤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스스로를 포함한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이 이를 부당한 일로 여기지 않았다며 북한에는 인권과 자유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상태라고 증언했습니다.
이에 더해 외국 영상물을 봤다는 이유로 감옥에 간 소녀들, 중국에 건너갔다는 이유로 강제낙태를 당한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북한 여성들이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체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주하늘 통일대학생동아리연합 매니저 : 사람을 앉히지 않고 꼬박 세워두며 (외국 영상물을 담은) CD의 출처가 나올 때까지 남자 교도관들의 무차별 폭행과 폭언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그들은 두꺼운 책자로 머리를 내리치거나 머리 끄댕이를 잡아 벽에 부딪치게 했습니다.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18살의 어린 소녀에게요.
한국 출신의 이재원 통일대학생동아리연합 부대표는 한국 내 여성인권 개선과 성차별 극복을 위한 노력을 토대로 북한의 여성인권 개선을 위해서도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여성의 인권 실태와 이에 대한 한국 국민의 인식에 대해 조사해본 결과 타 분야에 비해 관련 자료 자체가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북한여성 인권 실태에 대한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재원 통일대학생동아리연합 부대표 : 정말 안타깝게도 자료가 미미할 뿐만 아니라 북한여성 인권에 관한 설문조사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북한이탈주민의 증언과 유엔에서 언급하는 북한 여성 인권을 제외하고는 자료가 거의 없다시피 한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함흥 출신으로서 지난 2009년 탈북한 이혜원(가명) 고려대학교 남북대학생연합 북한인권학회 회장은 한국 통일부의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회가 대부분 정치인, 학자, 법조인으로 이루어져있다며 남북한 출신 청년을 자문위원회에 포함해 다양성과 당사자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한국의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과 시험문제에 북한인권 관련 내용을 반영할 것, 제3국 거주 탈북민 대상의 인권침해 사례를 포함한 북한인권침해 사례집을 발간할 것, 북한인권 관련 비정부기구 간 교류와 협력을 늘릴 것 등을 제안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