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사고파는 인신매매는 '현대판 노예제'로 불립니다. 지난 23일 미국 워싱턴에서는 이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행사가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서는 북한을 탈출한 뒤 중국에서 인신매매에 희생된 탈북 여성들의 참상도 폭로됐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23일 오전 미국 워싱턴 중심부의 내셔널 몰 국립공원. 화창하게 갠 가을 하늘 아래 현대판 노예제인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2천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아직 '현재 진행형'인 인신매매의 실태를 고발하고 이를 '과거형'으로 돌리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입니다.
내셔널 몰 주변 5Km걷기로 시작한 이날 행사는 각 인권단체 대표들의 인신매매 실태 폭로로 절정에 이릅니다.
북한을 탈출한 뒤 중국에서 인신매매의 희생자가 된 탈북 여성들의 실상이 민간 대북 인권단체인 3.18 파트너스의 스티브 김 대표를 통해 공개되자 참석자들은 연단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스티브 김:
2002년 중국에서 인신매매범들에게 팔려 2차례나 중국인과 강제로 결혼해야 했던 22세 탈북 여성을 구출한 적이 있습니다. 엄마와 언니가 영양실조로 사망한 뒤 먹을 것을 찾아 중국으로 탈출했지만 결국 어린 나이에 인신매매의 희생자가 된 거죠.
김 대표는 아직도 충분히 주목받지 못하는, 인신매매로 고통받고 있는 탈북 여성들의 실상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나섰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큰 박수와 호응을 받았습니다.
매릴랜드 대학에 재학중인 스테파니 존슨 양은 김 대표의 연설이 끝난 뒤 따로 김 대표를 찾아와 학교 동아리 회원들에게 연설해 줄 수 있냐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스테파니 존슨:
학교에서 인권 관련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탈북 여성들에 관한 얘기를 듣고 매우 놀랐습니다. 앞으로 탈북 여성들의 인신매매 문제를 저희 동아리 활동에서 주요 주제로 다뤄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날 행사는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워싱턴의 순수 민간단체인 DC SMS가 기획했습니다. 이 단체의 애쉴리 마샨드 씨는 앞으로 탈북자 인권단체와 연대를 희망했습니다.
애쉴리 마샨드:
인신매매가 인류 전체에 대한 범죄라는 측면에서 탈북 여성들의 인신매매를 근절하기 위한 활동에 저희도 작은 힘이나마 함께 보태고 싶습니다.
한편 주최 측은 이날 행사를 통해 8만8천 달러의 기금을 모았고 이 중 대부분을 3.18 파트너스를 포함해 인신매매 근절에 애쓰고 있는 민간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