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제도핑검사기구는 북한 역도선수들의 국제대회 복귀를 앞두고 논란이 일고 있지만 북한을 방문해 선수들에 대한 도핑검사를 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도핑검사기구, 즉 ITA는 6월 쿠바에서 열리는 국제역도연맹 그랑프리 1차대회를 앞두고 “북한에서 불시에 (참가 선수들을 대상으로) 도핑검사를 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경기 참가 선수들이 해외 여행, 경기 참가 또는 훈련을 할 때 검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ITA는 이번 대회에 참여할 예정으로 알려진 북한 선수단에 대한 도핑 검사 여부와 관련한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문의에 이같이 말했습니다.
ITA는 다만 북한 선수들의 구체적인 도핑 검사 상황에 대해서는 북한 당국에 문의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이어 ITA는 무력 충돌 지역이나 정치·사회적 환경이 불안한 국가에서 도핑검사를 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검사자들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ITA는국제역도연맹, 즉 IWF와 협력해 2024년부터 역도선수들의 대회 참가 자격 기준을 강화하는 규정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새 규정은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선수들이 IWF 반도핑 규정에 따라 경기 전 3개월 동안 도핑 소재지정보를 제출하도록 하며,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다음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자동으로 박탈됩니다.
ITA는 또 북한 반도핑기구가 2021년부터 세계 반도핑 규약에 대한 비준수국이더라도 국제연맹이 선수 또는 국가에 징계를 부과하지 않는 한 국제 스포츠 대회에 대한 북한 선수의 자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앞서 IWF는 6월 쿠바에서 열리는 IWF 그랑프리 1차대회에 북한 역도 선수 14명이 출전한다고 공식 발표하며, 지난 3년 6개월간 코로나로 중단됐던 북한 선수들의 국제대회 참가 소식을 알렸습니다.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역도계 인사들은 그 동안 북한 선수들이 적절한 도핑검사를 받지 않았다며, 출전 자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IWF 명예의 전당에 등록된 호주(오스트랄리아) 출신의 폴 코파 감독은 북한 역도 선수들의 쿠바대회 참가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이들의 출전을 막기 위해 스포츠 중재재판소에 항의까지 할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각 국가와 IWF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서한을 보내 북한 선수들의 출전 중단을 요구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올림픽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캐나다의 모드 샤롱 선수와 미국역도협회의 맷 시키오 회장 등은 그 동안 다른 선수들이 엄격한 도핑검사를 받은 것과 달리 북한 선수들이 2019년 12월 이후 적절한 검사를 받지 않았다며, 이들의 출전 자격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IWF는 24일 성명을 통해 "북한 선수들의 대회 복귀와 관련해 역도계 회원들이 내놓은 의견들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도핑을 근절하고 공정하고 깨끗한 스포츠를 제공하는 연맹으로서 이 문제에 대한 감정들과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당장 내달 열리는 쿠바대회에서 북한 선수단과 만나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는 한편 북한 당국에 협조를 요청해 선수들이 자국에서 독립적인 도핑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현재 북한 반도핑위원회를 세계 반도핑 규약(World Anti-Doping Code)을 따르지 않는 비준수 단체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것이 선수들의 참가를 제한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IWF는 다만 세계반도핑기구, 국제검사기구와 협력해 2024년 파리 올림픽에 앞서 북한 선수들이 확실히 도핑 검사와 감시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의 비협조로 선수들에 대한 올바른 평가 및 검사가 이행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북한 선수팀의 참가 여부를 재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