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새 회계년도 첫달도 탈북난민 입국 0명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20.11.17
jfk_airport_terminal-620.jpg 미국 뉴욕의 존 F. 케네디 국제공항 제1터미널.
Photo courtesy of Doug Letterman/Wikipedia

앵커: 미국의 2021 회계년도 난민통계 집계가 시작된 가운데 첫달 탈북난민의 미국 입국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도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최근, 2021 회계년도가 시작하는 10월 한달 동안 난민 지위를 얻어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는 한 명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무부 인구∙난민∙이주국이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난민입국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지금까지 9개월 연속 탈북 난민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지난 2020 회계년도에 탈북난민은 2명 뿐이었고, 이번 회계년도 첫 달의 미국 내 난민은 전체를 다 합쳐도 엘살바도르에서 입국한 1명이 전부입니다.

이같은 현상은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때문에 지난 3월 19일부터 미국 내 모든 난민의 수용을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뿐만은 아닙니다.

우선, 탈북자들이 중국을 경유해 제3국으로 이동한 다음 미국으로 입국해야 하는데, 중국 내 이동이 철저하게 제한돼 있습니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17년에 발표한 ‘입국금지 행정명령’ 대상국에 북한이 포함된 점도 탈북난민 급감의 한 요인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미국 관련 정보를 예전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북한 내 환경도 탈북자들이 발길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하는데 한 몫 했습니다.

북한 주민의 탈출을 돕고 있는 한국 비영리단체 노체인의 정광일 대표는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언어장벽과 함께 한국과 같은 정착금 지원이 미국에는 없다는 사실이 탈북자들에게 미국행을 꺼리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정광일 대표: 그 전에는 미국이라고 하면 천국처럼 생각했는데, 그게(정착지원금) 없다는 걸 알아요. 어쨌든 (젊은이들은) 공부 때문에 가려고 하죠. 젊은 부모들은 자식들 교육을 위해 가려고 합니다.

한국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탈북자가 한국에 정착할 경우 정부는 아파트 임대를 알선해 주면서 1인 세대 기준 미화 1만 4천여 달러의 주거지원금과 7천200여 달러의 기본 정착금, 그리고 최대 2만2천여 달러의 취업 장려금 등 다양한 탈북자 정착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영국도 탈북난민 정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미국 및 캐나다와 달리 난민지위를 인정받은 이들에게 학교와 병원, 주택수당, 취업수당 등을 자국민과 똑같이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편, 현 트럼프 미 행정부는 2021회계연도 난민 수용 상한을 전년도보다 3천명이 줄어든 1만5천 명으로 제한할 것을 의회에 제안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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