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인권 다룰 ‘오슬로 자유포럼’ 11월 대만서 개최

뉴욕-정보라 xallsl@rfa.org
2018.10.01
park_oslo_forum_b 1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오슬로 자유포럼에서 북한 인권에 대해 말하고 있는 박연미씨.
출처=오슬로 자유포럼 영상 캡처

앵커: 매년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 국제 인권 행사 ‘오슬로 자유 포럼’을 개최해 온 미국의 인권단체 ‘인권재단(HRF)’이 올해 처음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포럼을 개최합니다. 행사 장소로 한국이 물망에 올랐으나 대만이 최종 선정됐습니다. 뉴욕에서 정보라 기자의 보도입니다.

미국 ‘인권재단’이 올해 처음으로 대만에서 오는 11월10일 ‘오슬로 자유 포럼’을 개최합니다.

‘오슬로 자유 포럼’은 북한을 포함해 인권 유린이 심각한 국가의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이 나와 토론하고 강연하는 행사로 지난 5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10년째 열렸습니다.

작년과 올해에는 미국 뉴욕에서도 열린 ‘오슬로 자유 포럼’은 처음으로 유럽 이외 지역에서 개최된 데 이어 올해는 아시아 지역에서도 개최될 예정입니다.

아시아 지역 중 한국이 강력한 개최 후보지로 물망에 올랐으나 대만이 최종 장소로 결정된 것은 인권 문제에 대한 양국 정부의 인식과 입장차의 극명한 대조 때문이라고 행사를 주최한 미 인권재단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인권재단의 알렉스 글래드스타인 전략기획실장은 “대만 정부가 아시아 첫 오슬로 자유 포럼 개최지로 선뜻 응해주고 중국의 반인권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적극 표명하고 행동에 옮기고 있는 반면, 한국 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보다는 독재자 김정은과의 관계 개선을 보다 중시하는 입장을 몇차례 만남을 통해 비췄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이어서 글래드스타인 실장은 “대만 정부와 대만의 민주주의재단 모두 이번 행사를 적극 지지하고 심지어 재정 후원까지 하는 반면,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사안을 외면할 뿐 아니라 탈북자들의 인권 활동까지 억압하는 것은 비극적이고 충격적인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한국에서 북한 인권 운동가들이 활동하는 데 있어 검열과 제재를 받고, 활동 예산이 삭감되는 등 목소리를 거의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한반도 및 인권 전문가들 사이에서)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이 이런 식이 될 줄 어느 정도 예상 했습니다만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습니다. 한국이 민주주의 방식으로 한반도 평화, 화해, 통일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북한 인권 문제를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인권 사안이 무시된 채 진행되는 모든 일은 성공적인 결과를 내지 못합니다. 북한의 인권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 정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인권 문제를 무시한 통일정책은 단순 유화 정책에 불과합니다.

탈북자 출신 화가로 해외 곳곳에서 활동 중인 송벽씨는 “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북한 인권과 탈북자들의 절박한 심정이 외면되고 있으며, 북한의 2,500만 국민들이 또다시 독재자의 노예로 살게 되었다”며 “사람이 먼저 라는 문 대통령의 철학이 남한 뿐 아니라 대북 정책에도 적용되어 북한 사람들의 인권을 먼저 생각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다음달 대만에서 열리는 오슬로 자유 포럼에는 탈북자 박연미씨가 북한 인권에 대해 강연할 예정입니다.

지난 5월 노르웨이와 9월 뉴욕에서 열린 포럼에서 연설했던 박씨는 자신의 북한 생활과 탈출 과정에서 겪은 인권 유린 상황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그 밖에도 캄보디아, 즉 캄보쟈의 무 소추아 야당 의원, 러시아 반정부 인사이자 시민 운동가인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 미국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의 메가 라자고파란 중국 지국장 등 독재 정권에 반대하는 다수의 인권 운동가들이 발제자로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만이 ‘오슬로 자유 포럼’을 개최하기로 한 데 대해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대만 민주주의 재단’ 케티 첸 부회장을 인용해 “독재주의에서 민주주의로 바뀐 대만 정부의 변천사는 아시아에 남아 있는 독재 정권들에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논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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