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억류 국민 건강 악화...문 대통령, 송환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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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 강제 억류된 한국 국민의 건강이 최근 악화돼 문재인 대통령이 이들의 빠른 송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재 북한에 억류된 한국 국민은 모두 6명.

2013년에서 2014년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가 억류됐고 한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민 3명이 2016년부터 강제로 억류돼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에서 이들 중 선교사들의 건강 상태가 최근 악화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달 추석까지 반드시 북한으로부터 송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윤 의원은 억류된 한국 국민의 신변에 문제가 생기면 남북관계도 어려운 국면에 빠질 거라며 정부가 핫라인, 비선 등 가동할 수 있는 외교력과 대북 라인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 북한에 강제로 억류돼 있는 우리 국민이 매우 위중한 상태에 처해 있습니다. 이는 생명의 문제이고 인권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시간이 곧 생명인 상황입니다. 무고한 우리 국민의 생명을 구하지 못하면 그래서 만일 그분들의 신변에 문제가 생긴다면 남북관계도 매우 어려운 국면으로 추락할 것입니다.

한국 내 복수의 북한인권단체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소극적인 자세가 아쉽다고 밝혔습니다.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2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에 억류된 6명의 한국 국민들은 일반적인 외국인 억류자들보다 열악한 수준의 시설에서 복역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문 대통령의 관심 표명이 있어야 이들의 상황이 나아질 거라고 말했습니다.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 : 김정은의 지시에 의해서 남조선 사람들은 특별한 대우 해주지 말고 똑같이 해라 이런 식으로 하는 것 같아요. 대통령이 한 번이라도 말을 좀 해줘서 국민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 북한 정부가 이분들에 대해서 함부로 하지 않고 관심을 가지고 외국인 대우를 해주게 되면 좀 나아질 수 있겠죠.

김태훈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은 자국민 송환을 이뤄낸 미국, 캐나다에 비해 한국 정부는 자국민 보호 조치를 지나치게 게을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 정부가 국민 송환을 위해서는 북한을 향한 굴종적인 자세부터 버려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태훈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 정부가 대통령을 비롯해서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보호를 특히 북한에 의해 이뤄진 것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말을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해 문제가 생기면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보호는 완전히 제로가 되어버립니다. 너무 굴종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우리가 강력하게 각성을 촉구합니다.

앞서 캐나다는 지난 2017년 2년 6개월여 억류돼 있던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를, 미국은 지난 2018년 1년여 억류돼 있던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 씨 3명을 각각 송환한 바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2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정부는 남북 간 대화, 국제사회 협력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장관 후보자였던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몇 차례 더 해야 불법 억류된 국민을 송환할 수 있겠냐는 탈북민 출신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의 질책에 기회가 되는 대로 송환 노력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한국 국회 차원에서 국민 송환 의지를 표명하겠다는 일부 노력도 있지만 아직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1월 ‘북한에 억류 중인 대한민국 국민 6인에 대한 송환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지만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국회 소관 상임위인 외교통일위원회에 계류된 상태입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