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보고서 “북 주민들, 생존 위해 뇌물 바쳐야…부패·억압 만연”

서울-서재덕 seoj@rfa.org
201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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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랴오닝성 단둥 외곽에서 바라본 북한 국경지역에서 북한 주민들이 돌을 나르고 있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 외곽에서 바라본 북한 국경지역에서 북한 주민들이 돌을 나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북한 주민들이 생존을 위해 일상적으로 뇌물을 바치고 있으며 북한 내 부패와 억압이 만연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서울의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28일 북한 주민의 경제권 침해를 다룬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북한 내 적합한 생활 수준을 누릴 권리의 침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한국 내 탈북자 214명을 대상으로 지난 2017년부터 2년간 심층 면담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이날 공개된 보고서는 북한 주민들이 생존을 위해 일상적으로 뇌물을 바쳐야 하며 북한 내 부패와 억압이 만연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니엘 콜린지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인권관은 보고서 발간 기념 기자회견에서 “북한 주민들이 보장받아야 할 기본적인 권리가 관리들에게 뇌물을 줄 수 있는 능력에 달려있다는 점을 탈북자 면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관리들에게 주는 뇌물은 주로 현금이나 담배로 조사됐습니다.

콜린지 인권관은 경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주민이 아닌 군에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북한 당국의 이같은 방침은 북한 내 심각한 식량 불안정을 야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90년대 중반 배급제 붕괴와 기근 이후 북한 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비공식 부분에서의 소규모 상행위에 점차적으로 의존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북한 정부가 비공식 부문에서의 상행위를 보장하는 환경을 조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니엘 콜린지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인권관: 이 보고서는 북한이 안전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주민들이 상행위를 하도록 보장하기보다는 상행위와 연관된 주민들을 임의적 체포와 구금, 처형, 투옥할 수 있는 이른바 법적 회색 지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탈북자 출신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면서 주민들은 불법을 저질러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 생계형 범죄가 증가하자 안전원과 군인 등 나라 전체가 자기보다 권력이 낮은 사람들을 착취하는 부패 현상이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사회 전체 계층들은 부패에 연루되고, 북한 사회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불법을 저질러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북한 당국에 주민들에 대한 거주 이전의 자유를 보장할 것과 중국 정부가 탈북자들을 강제송환하지 않도록 조치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콜린지 인권관은 “보고서 발간 전 스위스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를 통해 북한 당국에 보고서를 전달해 사실 관계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며 “북한은 그러나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설립의 바탕이 된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안을 거부한다’는 답변만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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