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CHR “강제송환된 북 여성, 구금시설서 고문·성폭력 노출”

서울-서재덕 seoj@rfa.org
2020.07.28
hr_press.jpg 28일 서울 유엔인권사무소가 개최한 ‘여전히 고통스럽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 구금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권 침해’ 출간 기자회견.
RFA PHOTO/서재덕

앵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탈북했다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북한 여성들이 구금시설에서 고문과 성폭력 등 극심한 인권침해를 경험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28일 북한 내 구금된 여성들이 보안과 치안 담당자들로부터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이날 발간한 ‘여전히 고통스럽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 구금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권 침해’라는 보고서에서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09년부터 2019년 사이 무역이나 가족과의 만남, 탈북 등을 이유로 북한 당국의 허가없이 북한 밖으로 나갔다가 강제 송환된 후 구금된 경험이 있는 탈북 여성 100여 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한 결과 등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여성들이 체포된 후 허가 없이 자국을 떠났다는 이유로 제도적으로 처벌받고 비인도적인 환경에 구금되며 고문과 학대에 노출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북한 밖에 있어 심층 면담에 참여할 수 있었던 여성들은 북한 내 구금시설에서 강제 전신 탈의와 강도 높은 신체수색, 강간, 강제 낙태와 영아 살해 등의 성폭력, 구타를 당하며 강제노동까지 해야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굉장히 협소한 공간에 구금됐으며, 생리대는 물론 비누와 화장지 등 기본적인 세면도구조차 받지 못했다는 진술이 일관되게 나왔습니다. 남성 교도관 앞에서 씻을 때 사생활을 보호받지 못했다는 증언 또한 있었습니다.

보고서는 식량의 경우, 여성 모두 양질의 식사를 제공받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리고 때로는 생리주기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더욱이 영양실조로 인해 사망한 사람들을 봤다는 증언들도 일관되게 나왔습니다.

다니엘 콜린지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인권관은 보고서 발간 기자회견에서 이번 보고서를 통해 국제사회가 북한 구금시설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성에 대한 인권 유린 상황을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28일 서울 유엔인권사무소가 개최한 ‘여전히 고통스럽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 구금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권 침해’ 출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다니엘 콜린지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인권관.
28일 서울 유엔인권사무소가 개최한 ‘여전히 고통스럽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 구금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권 침해’ 출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다니엘 콜린지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인권관.
RFA PHOTO/서재덕

다니엘 콜린지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인권관: 이번 보고서 발간이 북한 당국에 열악한 인권상황을 개선하라고 압박하는데 도움을 되길 희망합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보고서 발간 전 북한 당국에 보고서를 전달했지만 북한 당국이 이를 전면 거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인권침해와 관련해 북한 내 구금 제도를 피구금자 처우에 관한 국제인권규범 등 국제 규범과 표준에 맞게 개선할 것을 북한 당국에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과 유의미하며 건설적인 방향으로 함께 노력하고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유엔 회원국에 대해선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할 위험이 있는 북한으로 개인을 송환하지 않음으로써 재송환금지원칙을 준수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이메쉬 포카렐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소장 대행은 해당 권고들을 북한 당국에 어떻게 전할 것인지 묻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북한 내 구금된 여성들이 어떤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지 밝혀낸 만큼 앞으로 북한 내 인권상황에 대해 주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메쉬 포카렐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소장 대행: 구금시설 내 북한 여성의 인권상황이 향후 어떤 식으로 변동되는지 살펴봄으로써 보고서에 제안된 권고가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7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지난 2005년부터 2016년까지 모두 6473명의 여성이 공식 허가를 받지 않고 국외에 다녀왔으며 이들 대다수는 경제적 사유로 다녀오거나 인신매매 피해자이고 법적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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