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 북 인권단체, 유엔∙EU에 서한…“북인권결의안 내용 강화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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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33개의 북한 인권단체들이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의 내용 강화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유엔과 유럽연합에 보냈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한 인권단체들은 14일 유엔 총회와 유럽연합 앞으로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미국과 한국, 영국 등의 7개 국가에서 활동하는 33개 인권단체들은 서한에서 제75차 유엔 총회에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인권결의안에서 북한에서 진행되고 있는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침해 상황들이 강조되도록 유엔과 유럽연합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지난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적한대로 정치범 수용소 폐쇄와 자의적 사형 중단, 성폭력 중단, 강제송환 금지 원칙 준수, 국제 납북자 송환 등을 북한이 준수해야 한다는 내용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에 지속적으로 포함시켜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특히, 북한군에 의한 한국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이라는 반인도범죄를 중요하게 다뤄지도록 북한이 코로나 사태를 대처함에 있어 생명권과 신체 안전을 준수해야 한다는 내용 또한 서한에 포함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공개서한 제출에는 미국의 북한인권위원회(HRNK)와 미국인권재단(HRF), 한국의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북한인권시민연합, 나우 등 모두 33개의 인권단체가 참여했습니다.

비팃 문타폰 전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 소냐 비세르코 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 위원, 이양희 전 유엔 미얀마인권 특별보고관, 데이빗 앨튼 영국 상원의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유엔 총회는 지난 2005년 이후 해마다 12월에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해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서해상에서 표류하다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한국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 씨는 14일 해양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생 사망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한국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답장 전문을 공개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편지에서 피격 사망 공무원 아들에게 아버지에 대한 존경의 마음과 안타까움이 절절히 배어있어 읽는 내내 가슴이 저렸다며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진실이 밝혀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한마음을 갖고 있다며 해경의 조사와 수색결과를 기다려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앞서 이래진 씨는 지난 8일 아버지의 사망 경위에 대한 진상규명과 시신의 조속한 수습을 호소한 피격 사망 공무원 아들의 편지를 한국 청와대에 전달한 바 있습니다.

이래진 씨는 이 자리에서 해경이 동생에 대해 월북으로 단정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모든 정황을 냉철히 판단해 조속히 수사를 종결해줄 것을 한국 해경에 촉구했습니다.

이래진 씨 : 지키지 못 했고 살리지 않았고 그저 바라만 봤던 '골든타임'은 어디로 버려 놓고 그 책임을 동생과 저희 가족에 떠넘기고 '골든타임'에 동생의 생과 죽음을 맞바꾸듯이 또 바꾸려 하십니까?

앞서 한국 해양경찰은 지난달 29일 사망한 한국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래진 씨는 동생과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 함께 탔던 동료 9명의 진술조서를 보여 달라며 한국 해양경찰에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김기윤 변호사 : 만약에 진술조서가 공개된다면 해양경찰청이 무궁화 10호 선원들의 월북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알면서도 월북이라고 발표했는지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래진 씨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과의 면담과 관련해 아직 외교부로부터 연락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13일 강경화 장관이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래진 씨와 면담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관련해 면담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한국 군 당국은 북한 선박이 서해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후 구명조끼를 입고 부유물에 올라탄 채 표류하던 한국 공무원을 지난달 22일 오후 최초로 발견했고, 같은 날 밤 9시 반쯤 단속정을 타고 온 북한군이 총격을 가해 사살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