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정부가 영화사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의 주범으로 북한의 해커를 기소한 가운데 한국에 있는 북한인권단체나 탈북자들의 정보 탈취를 목적으로 하는 사이버 공격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관련자들이 전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 해커, 즉 사이버 전사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수상한 전자우편을 받는 횟수가 늘고 있다고 북한인권단체 관련자들이 밝혔습니다.
한국의 북한인권단체인 나우(NAUH)는 북한정권수립 70주년인 지난 9일 한국 국회 사무국의 이름으로 국회 주요 일정을 소개하는 전자우편을 받았지만 내부 정보를 빼내려는 수상한 징후가 많아 경찰에 신고했다고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이 단체의 지성호 대표는 올해 초 미국 대통령의 연설에 초대받는 등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활동이 많아지자 이 같은 사이버 공격을 수차례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지성호 나우대표: 올해 초에도 비슷한 전자우편이 왔고 이번에 다시 이런 메일을 받았습니다. 국회 사무국이라는 이름으로 대외비 문서를 보낸 것처럼 했는데, 만약 그들이 유도하는 것처럼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제공했다면 우리 단체와 관련한 정보들이 유출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단파와 중파로 북한 지역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에 라디오 방송을 송출하는 민간 방송국 '국민통일방송'의 이광백 대표는 최근 자신의 사회연결망을 통해 북한 해커의 공격으로 보이는 이메일 2통을 받았다며 관련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해커들이 스마트폰, 즉 지능형 손전화기나 개인컴퓨터에 대한 해킹, 즉 타인의 전산망에 들어가 해를 입히는 행위가 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도 이미 지난해 말 북한의 컴퓨터망을 이용한 전자범죄를 전 세계에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톰 보세트 당시 미 대통령의 국토안보 보좌관은 지난해 12월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전자범죄 행위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확산하고 있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강력한 제재를 요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보세트 보좌관: 전 세계 150개국의 병원, 금융, 우편배달회사, 여러 기업 등에 큰 타격을 입힌 워너크라이(WannaCry)의 배후에 북한이 있습니다.
워너크라이 공격이란 지난해 5월 전 세계 여러 기업에서 수십만 대에 이르는 개인 컴퓨터의 파일이 작동하지 않는 사태가 일어났으며 정보를 사용하려면 돈을 내야한다고 협박했던 사건입니다.
한편 미국 법무부와 재무부는 지난 6일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과 2014년의 미국 영화사인 소니픽처스, 2016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미국 방위산업 업체인 록히드 마틴사 등을 해킹한 혐의로 북한 해커 박진혁을 기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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