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권사무소, 북에 “여성인권 증진 촉구”

0:00 / 0:00

앵커 :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서울 유엔인권사무소가 북한에 여성들의 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 유엔인권사무소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북한에 모든 형태의 성차별을 해결하고 평등하고 포용적인 사회를 보장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이날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인 트위터에서 이같이 밝히며 북한이 여성 인권을 증진하고 성평등을 보장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법 제도와 실제 적용에서 남녀 평등을 보장하고 고위직 여성의 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여성과 여아 대상의 인신매매를 퇴치하고 안전하고 인간적인 이동과 이주를 보장하는 한편 여성의 혼인 적령을 18세 이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더해 가정폭력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성별 기반 폭력 피해자와 생존자를 보호하고 지원하며 사법적 구제 수단을 제공하고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을 확대하며 배우자 출산 휴가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아울러 여성과 여아 대상의 고정관념과 가부장적 태도를 없애고 보건, 식량, 직장 그리고 교육 접근성에 있어 여성과 여아가 겪는 불평등과 차별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메쉬 포카렐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소장 대행은 북한이 여성 인권에 크게 중점을 두지 않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습니다.

포카렐 소장 대행은 한국의 인권단체인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이른바 성통만사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강연 영상에서 북한은 오히려 가끔 여성 인권 개선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비교적 정기적으로 유엔 여성차별철폐협약 위원회에 보고서를 제출해왔지만 정작 여성인권 개선을 위한 실질적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메쉬 포카렐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소장 대행 : 특히 여성의 사회 참여, 여성에 대한 폭력, 여성에 대한 편견 관련 문제들은 항상 매우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왔습니다. 북한은 북한 법에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존재로 규정돼있고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여성이 평등한 대우를 받는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Specifically, issues regarding women’s participation, violence against women, stereotypes against women, there has been a very strong pushback. (North Korea is) giving a blanket statement that women are treated equally in the constitution and they are a socialist country so women are treated equally.)

포카렐 소장 대행은 또 현재 북한 내각에 여성이 한 명도 없음을 지적하며 이 역시 북한이 여성인권 개선에 많은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앞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도 2014년 발표한 최종보고서에서 북한이 법적 평등을 보장하기 위한 개혁 조치들을 시행한 적이 있지만 이것이 성평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며 성차별은 아직도 북한 사회의 모든 면에서 만연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많은 북한 여성들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 생존을 위해 장마당에서 활동하기 시작했지만 북한 당국은 여성이 대부분인 이 장마당에 많은 제재를 가했다며 이들에게 뇌물이나 벌금을 징수하는 형태로 성차별이 이뤄지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내 여성들의 경제력이 늘어난 것이 정치사회 분야에서의 입지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더해 많은 북한 여성들이 강제로 또는 속임수에 넘어가 강제결혼, 성매매 등의 목적으로 중국에 팔려가기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세계여성의 날은 20세기 초 성차별 철폐 그리고 노동권, 투표권 등 쟁취를 위한 여성들의 운동에서 유래됐습니다. 유엔은 지난 1975년 3월 8일을 공식적으로 ‘여성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