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유엔 통한 개발협력 지원 적극 요청할 것”

서울-이정은 leeje@rfa.org
2021.08.26
북 무역기관, 중국산 건자재 대량 수입 추진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의 선전마을 일대에서 건설작업을 하는 모습.
연합

앵커: 북한이 지난 6월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 이행 현황과 방향을 담은 보고서를 최초로 제출한 가운데 북한은 향후 유엔을 통한 개발협력 지원을 적극 요청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북한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성과와 남북협력과제' 보고서.

보고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신형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가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북한이 지난 6월 처음으로 지속가능발전목표(SDG)에 대한 자발적 국가보고서(VNR)를 유엔에 제출한 점에 주목하며 이는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국제적 규범과 가치를 수용하며 외교적 고립을 방지하는 한편 국제협력을 통해 대내적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개발 지원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단순한 인도적 지원을 넘어서서 유엔을 통한 개발협력사업 지원을 적극 요청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은 신형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국제기구의 지원을 거부해 왔지만 북한 내 식량 및 보건 위기가 가중되면서 북한의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에도 어려움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권율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예전부터 개발협력을 확대하려 해왔다며 지속가능발전목표를 국가발전목표와 연계시켜 개발협력을 추진하려는 목적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권율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 인도주의적 원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제는 개발협력으로 확대시키려고 하는 것이 예전부터 북한의 입장입니다. (SDG 이행을 통해) 국내 경제개발과 연계한 개발협력을 좀 더 본격화하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틀입니다.

권율 소장은 또 북한의 VNR 보고서에 나타난 다자협력 중시기조에 따라 남북협력 또한 다자협력을 기반으로 추진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한반도 통합 지속가능목표를 남북 공동으로 수립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유엔기구와 협력하는 방안 등이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보고서는 국경봉쇄, 대북제재, 보건위기 등으로 인해 북한의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은 사실상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의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을 위해 유엔은 지원을 확대해 왔지만 북한의 기아, 보건, 에너지, 해양 및 토양 생태계 등의 분야는 심각한 수준이며, 최근 들어서는 식수 위생과 토양생태계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는 설명입니다.

보고서에 인용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 OCHA)의 통계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2 4천만 달러에 달하는 인도적 지원을 받았습니다.

같은 기간 북한에 가장 큰 규모의 재원이 투입된 인도적 지원 분야는 식량 관련 분야로, 영양과 식량안보에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1 2천만여 달러가 지원됐습니다.

전체 인도적 지원 사업의 약 80%는 유엔 기구가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위 사업시행기관 중 세계식량계획(WFP)에서 시행하는 사업규모 비중이 49%로 가장 컸고 유니세프(UNICEF) 23%, 세계보건기구(WHO) 5%를 차지했습니다.

지속가능발전목표(SDG) 2015년 제70차 유엔총회에서 회원국들이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17개 목표로서 빈곤 종식, 기아 종식, 모두를 위한 양질의 교육 보장, 불평등 완화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웹팀 최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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