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부통령, 북 고위급 방한 당일 탈북자 만나 북 인권 강조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18.02.09
pence_defectors-620.jpg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9일 경기도 평택시 해군2함대에서 탈북자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펜스 미 부통령, 탈북자 만나 인권강조

앵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북한을 주민들을 가두고 고문하는 국가라고 비판했습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한국에 도착하는 당일 나온 발언이라 더욱 주목됩니다. 탈북자들은 펜스 부통령을 직접 만나 강제 북송당하는 북한 주민들을 구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현장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으로 방한 이틀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9일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한국 내 탈북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은 자국 시민들을 가두고 고문하고 굶주리게 하는 정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펜스 부통령은 “오늘 밤 모든 세계가 북한의 ‘매력 공세’를 보게 될 것이지만 오늘 우리는 진실이 전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간담회에 참석한 탈북자들을 거론했습니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한 때문에 북한 정권의 본질이 가려져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던 탈북자들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북한 인권의 심각성을 알리는 탈북자들의 말을 경청했습니다. 참석한 탈북자들에게는 일일이 “북한 주민들을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을 알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이어 펜스 부통령과의 만남에도 참석한 탈북자 지성호 씨는 “참석자 대부분이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탈북자 강제 북송이 중단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지성호 씨: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려고 하는 많은 사람이 체포된 사례가 있습니다. 그들이 자유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탈북자 이현서 씨도 “강제북송을 직접 당해본 사람으로서 펜스 부통령에게 강제북송을 막아달라고 했다”면서 “강제 결혼 당하고 성노예로 팔리는 등 엄청난 인권유린이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이를 도울 수 있는 건 미국밖에 없다고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펜스 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탈북자들은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인 프레드 웜비어 씨와도 환담을 나눴습니다. 특히 서로 가족을 잃은 아픔을 나누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탈북자 김혜숙 씨는 “웜비어 씨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며 “웜비어 씨처럼 나도 가족을 잃은 경험이 있어 그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로 세계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북한 인권 문제를 미국이 다시 부각시켜줬다는 점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이현서 씨: 모든 관심이 김여정에게 쏠려있습니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이 우리를 만나서 언론이 이를 다시 보도하고 있습니다. 많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정부가 한국과 중국 정부에 주는 경고인 것 같습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탈북자들과의 간담회 전후로 ‘서해 수호관’과 ‘천안함 기념관’을 둘러봤습니다. 서해 수호관과 천안함 기념관은 북한의 도발로 인해 희생된 장병들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기념관들입니다. 이 자리에는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군 사령관, 김병주 한미연합군 부사령관, 마크내퍼 주한미국 대사 대리가 함께 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이같은 안보 교육 시설을 둘러본 직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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