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사진으로 북 인권 연구 정확도 높일 수 있어”

0:00 / 0:00

앵커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한 전문가는 향후 북한 내 인권침해에 대한 객관적 자료 수집에 위성사진이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셰필드 대학(The University of Sheffield)의 사라 손(Sarah Son) 북한학 교수는 이 대학이 17일 개최한 온라인 화상회의에서 위성사진과 같은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이용한 북한 인권 실태 조사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손 교수는 내부 접근이 불가능한 북한의 특성상 북한 관련 조사에서 객관적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북한 인권 관련 조사는 탈북자들의 증언에 의존하는 실정입니다.

zoom.jpg
17일 영국 셰필드 대학이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사라 손 교수가 위성사진을 이용한 북한 인권 조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출처=셰필드대 사이트 영상 캡처>

손 교수는 북한 핵과 미사일 시험장 인근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이용한 연구 자료들을 언급하면서 위성사진이 북한 연구를 위한 새로운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손 교수 : 지난 20여년 간 북한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커졌습니다. 하지만 접근이 매우 어렵죠. 위성사진은 북한을 관찰하는 많은 기관들에 중요한 조사 도구가 되었습니다.

손 교수는 지난 5년 간 탈북자들의 증언과 위성사진 자료를 바탕으로 북한 내 처형장소와 암매장 장소를 연구해 왔습니다.

그는 “탈북자들의 기억이 오래되면서 증언들이 혼동되거나 오류를 가질 수 있다”며 “여러 증언들과 위성사진을 이용한 교차확인으로 자료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손 교수는 증언들이 여전히 중요한 자료라며, 정보지리시스템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문서화(documentation)를 가능하게 하고, 도표화(mapping)를 통해 새로운 공간적 사고방식을 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손 교수 : 이것이 증언들의 가치를 약화시킨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북한 인권문제를 어떻게 공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지, 공간적 사고(spatial thinking)에 대해 말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한국 전환기 정의워킹 그룹’(TJWG)의 보고서를 통해 발표된 손 교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에 320여개의 처형장소가 있으며, 이중 절반 이상인 200개가 함경북도에 위치해 있습니다.

손 교수는 위성사진의 활용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많은 북한 인권 단체들이 적지 않은 비용 때문에 이러한 자료에 접근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전문가를 찾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위성사진에서 보이는 것을 모두 ‘사실(truth)’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문제점도 근본적인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손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위성사진은 북한 인권 조사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자신들이 2003년 처음 발표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관련 보고서에서도 위성사진 분석 내용을 참고했다며, 탈북자들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사용해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