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쟁고아 다큐 ‘김일성의 아이들’ 세계 배급길 열려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2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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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영 감독이 미국 J배급사와 체결한 ‘김일성의 아이들’ 배급 계약서.
김덕영 감독이 미국 J배급사와 체결한 ‘김일성의 아이들’ 배급 계약서.
사진: 김덕영 감독 제공

앵커: 1950년대 동유럽국가로 보내진 북한 전쟁고아들의 이야기를 다룬 기록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이 전 세계로 배급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됐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한국의 김덕영 감독은 전 세계 영화업계의 중심을 차지하는 미국의 한 주요 영화배급사(J배급사)와 자신의 기록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의 배급 계약을 맺었다고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김 감독: 계약서 상에 보면 단지 미국 내에서의 배급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유럽이라든가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까지 말 그대로 전 세계를 포괄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어요. 그래서 저희들이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따라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이 전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중요한 통로를 확보한 것이라고 저는 해석하고 싶습니다.

김 감독은 이름을 공개하기에 민감한 부분이 있다며 첫 글자를 따라 J배급사라고만 밝혔습니다. 그는 그러나 넷플릭스나 아마존 같은 대형 영화 공급망을 비롯해 동영상 공유채널 유튜브 등으로 디지털과 TV영상물을 전 세계로 배급하는 회사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일성의 아이들’은 한국전쟁 휴전협정이 맺어지기도 전인 1952년, 미국과 구소련 간의 냉전체제 하에서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선전하기 위해 ‘위탁교육’이라는 미명하에 동유럽으로 보내진 수 천 명의 북한 전쟁 고아들에 관한 기록영화입니다.

폴란드 즉 뽈스까, 루마니아 등 동유럽 5개국에 생존해 있는 북한 전쟁고아들의 친구와 교사 11명에 대한 인터뷰와 기록보관소에 남은 각종 사진과 편지, 자료 등에는 북한 내부에서 진행되었던 강도 높은 사상 검열과 주체사상 강화 운동이 동유럽에 보내진 고아들에게도 그대로 시행됐다는 것을 이 영화는 보여줍니다.

김 감독: 저희 영화가 담고 있는 진실이 국제사회에서는 통할 수 있는 것이다. 적어도 북한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우리가 이러한 일반성과 보편적 인권에 대한 문제 제기는 하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그런 것들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는 그런 일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일성의 아이들’이 앞서 이탈리아 로마국제무비어워드 최우수 장편기록 영화상 수상과 미국 뉴욕국제영화제, 프랑스 니스국제영화제 등 세계 각국 10여 개 영화제에 본선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한 데 이어 이번 계약이 성사된 것에 고무됐다고 김 감독은 덧붙였습니다.

그는 그러나 한국에서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대북 정책의 영향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차기 작품도 한국전쟁으로 인한 국군포로 문제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감독: (국군포로 문제는) 국가가 무엇인지, 국민을 국가가 어떻게 보호하고 대우해 줘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기록을 보면 우리 대한민국 정부는 남북관계의 교류나 협상에서 국군포로 문제를 비공식적으로만 논의했지 공식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다는 것이죠. 그러다보니까 이 문제가 아직도 풀리지 않고, 진행 중이라는 생각이 들고…

김 감독은 탈북해 한국에 돌아온 국군포로 등의 증언에 따르면 7만 여명으로 추산되었던 북한 내 한국군 포로 중 500여 명이 아직 생존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운 자국민에 대한 보호 의무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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