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탈북민 “북 국경봉쇄로 살인적 고물가에 아사자 늘어”
2024.06.21
앵커: 코로나19 영향으로 북한 국경이 봉쇄되면서 북한 물가가 한때 10배 가까이 뛰었다는 탈북민 증언이 나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가 21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개최한 2024통일문화행사 ‘청계천에서 통하나봄’.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강규리(24∙가명) 씨는 “코로나19로 국경이 봉쇄된 후로 물가가 열 배나 뛰어 살기가 더욱 힘들어졌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 등 한국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교육을 거쳐 사회로 나온 강씨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선글라스와 모자를 쓰고, 김영호 통일부 장관과 무대에 올랐습니다.
북한에서 직접 월경한 탈북민으로 코로나19 이후 북한의 변화상을 모두 겪은 강씨는 국경봉쇄로 중국산 소비재 공급이 중단되고 북한 장마당에서의 곡물 판매까지 중단해 살인적인 고물가를 겪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강씨는 “돈이 없어 굶어 죽는 사람이 늘었고 ‘돈주’들도 많이 망했다”며 “국경이 막히기 전 중국 물품을 사들여 놨던 사람들이 그나마 이득을 봤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강씨는 북한 당국이 남한을 포함한 외부문화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대폭 강화하며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남한 드라마의 영향으로 북한 젊은이들이 손전화 메시지에서 북한식 ‘다나까’ 대신 ‘해요체’를 자주 사용했지만, 당국의 단속으로 2022년쯤부터는 남한식 말투를 거의 쓰지 못한다고 증언했습니다.
강씨는 “(외부 영상을) 보다가 걸려 내가 아는 19세, 20세, 23세 애들도 그렇게 총살당했다”며 “나는 그렇게 죽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생활을 “비닐랩으로 얼굴을 칭칭 감아놓고는 바늘구멍만 몇 개 뚫어준 상태”에 비유하면서 “숨이 막혀 고통스러웠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씨 등 일가족 4명은 앞서 2023년 10월 24일 함경북도 경성군에서 목선을 타고 33시간을 남하해 동해 북방한계선을 넘어 속초 앞바다에서 귀순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