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KAL기 납치’ 부인에 피해자 가족∙인권단체 “진실 변하지 않아”

워싱턴-이경하 rheek@rfa.org
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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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KAL기 납치피해가족회와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등 대북단체들이 2019년 12월 8일 임진각에서 KAL기 납북 50년을 맞아 언론인 황원PD 등의 송환 촉구 캠페인을 열고 있다. 황원PD의 아들 황인철씨(가운데)가 아버지의 송환을 촉구하고 있다.
1969년 KAL기 납치피해가족회와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등 대북단체들이 2019년 12월 8일 임진각에서 KAL기 납북 50년을 맞아 언론인 황원PD 등의 송환 촉구 캠페인을 열고 있다. 황원PD의 아들 황인철씨(가운데)가 아버지의 송환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지난 1969년 발생한 대한항공(KAL) 여객기 납치 사건에 대한 혐의를 재차 부인했습니다. 납치피해자 가족과 미국 내 인권단체는 북한이 납치사건을 벌인 실체적 진실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면서 납치된 이들을 하루빨리 송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18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1969년 대한항공 여객기 납치 당시 강제실종된 11명의 송환을 촉구한 유엔 측의 서한에 대해 북한이 지난 2월 24일 보낸 답장 내용을 석 달여 만에 공개했습니다.

북한 측은 답신에서 대한항공기 납치 관련 혐의는 적대 세력이 인권을 구실로 북한 체제를 전복시키기 위해 조작한 상투적이고 야비한 정치공작의 연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이 사건을 고려할 가치가 없고, 이미 이전 유엔 인권 논의에서 터무니없는 것으로 드러난 혐의들을 단호히 거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에 북한 측이 보낸 서한은 유엔 측이 지난 2월에 보낸 서한에 대한 답신입니다. 앞서, 유엔 내 ‘강제적·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의 위원들은 지난 2월 북한에 50년 전 항공기 납치 당시 강제실종된 11명의 송환을 북한에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습니다.

‘1969년 대한항공(KAL)기 납치피해자 가족회’ 황인철 대표는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당국이 아무리 납치 사실을 부인한다고 해도, 북한이 가족들을 납치한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에 있는 가족들의 송환을 촉구했습니다.

황인철 대표: 칼기 납치사건은 북한 당국이 부인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이 없어지거나 왜곡되는 사건이 아닙니다. 분명한 점은 납치된 후에 원칙과 절차에 따라 저희 가족이 돌아오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50년이 지나서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상황에서, 다행히 유엔에서 목소리를 냈고, 원칙과 절차에 따라서 우리 가족을 북한에 송환하라고 촉구한 점을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황인철 대표는 유엔 측으로부터 미리 북한의 서신 내용을 따로 전달받은 적은 없다면서, 석달 여 만에 북한 서한이 공개된 이유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대한항공기 납치 사건은 부정할 수 없는 역사이기 때문에, 북한 정부가 부정한다 해도 국제사회는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더 압박해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칼기 납치 사건은 역사입니다. 북한 정부가 역사를 거부하는 것이 말이 안됩니다. 칼기 사건도 그렇고 일본 납북자도 그렇고 엄청난 인권유린이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대한항공기 납치 사건은 지난 1969년 12월 11일 51명의 승객이 탑승했던 강릉발 김포행 항공기(YS-11)가 공중 납치돼 북한으로 끌려간 사건입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해 이듬해인 1970년 2월 14일 39명을 한국으로 송환했지만, 나머지 11명의 승객과 승무원은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은 지난 2일 아직 돌아오지 못한 11명 가운데 한 사람인 황인철 대표의 아버지 황원 씨에 대해 ‘자의적 구금’ 피해자란 판단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한편, 북한은 이번 답신에서 지난 2016년 4월 중국 저장성 닝보에 있는 북한 류경식당에서 일하던 여종업원 12명과 지배인이 한국으로 탈북한 사건을 납치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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