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해외 거주 북한 주민의 귀국 승인을 공식 발표하는 등 코로나로 취해졌던 국경봉쇄 조치가 해제되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가 귀국하기 시작한 가운데 28일 단동에서 약 500명의 노동자가 북한으로 향했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지난 27일 해외에 있던 북한 주민의 귀국을 승인한다고 공식 밝혔습니다. 귀국한 인원은 1주일간 해당 격리시설에서 철저한 의학적 감시를 받게 된다는 겁니다.
중국 료녕성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8일 “오늘 외지(연변)에서 단동으로 집결한 북조선 노동자들이 조선으로 가기 위해 단동 세관으로 이동했다”면서 “임시로 묵던 인근 호텔에서 10대의 중국 현지버스가 그들을 태워 세관까지 실어날랐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 노동자들은 연길과 장춘 등지에서 단동에 집결하라는 심양 (북한) 영사관의 지시를 받고 3일전 이동한 것으로 안다”면서 “철수하는 북조선 노동자들을 위해 세관까지 10대의 버스가 차창 앞에 번호를 달고 동원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송환 대상(노동자들)이 이동할 동안 단동시 공안국에서 수십 명의 공안이 거리에 촘촘히 늘어서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사진도 일체 찍지 못하게 통제했다”면서 “숫자 1부터 10까지 번호를 단 대형 버스(50인승)가 세관까지 (북한 노동자들을) 실어 날랐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어 “(단동) 세관까지 이동한 버스는 북조선 송환자들을 내려놓은 뒤 세관을 떠났다”면서 “북조선 주민들이 기차 또는 버스 등으로 이동할 것인지, 육로로 걸어서 압록강을 넘어갈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세관검사를 받고 다음 지시를 기다리는 분위기”였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안의 경계로 인해 가까이 접근할 수 없었지만 이동하는 버스들을 보고 오늘 500명 정도가 송환됨을 알 수 있었다”면서 “내가 알고 있는 북조선 무역대표는 우선 유학생과 말기환자, 범법자들을 송환하고, 그 뒤 은퇴간부 차례라고 말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연합뉴스도 이 날 중국 현지 소식통들을 인용해 오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버스 10여대가 단둥에서 북한 인력을 신의주로 실어 날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28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25일에 이어 두번째 민항기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합뉴스 등 한국 매체들에 따르면 28일 오전 평양에서 출발한 고려항공 소속 여객기 1대가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이날 오후 북한 주민들을 태우고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이 여객기는 25일과 마찬가지로 사전에 비행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고, 북한 주민 귀환 작업은 군사작전 하듯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지난 25일 “오늘(25일) 블라디보스토크와 평양을 잇는 고려항공을 통해 200여명의 북조선 노동자들이 북한으로 갔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오늘 송환된 대상은 탈출(탈북)을 시도했다가 체포되어 수개월간 감금되어 있던 북조선 간부와 노동자들로 알고 있다”면서 “또 각 회사에서 자유주의 행동을 해 골칫거리로 분류된 대상과 오랜 병환에 시달리던 환자들”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고려항공을 이용해 급히 송환된 북조선 사람들은 러시아 현지에서 사실상 관리가 힘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런 부류가 28일에도 (고려항공편으로) 송환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주로 30대에서 40대의 청장년인 북조선 노동자들의 송환은 예고 없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회사 간부들도 미리 송환을 예고하면 탈출할 것을 우려해 최대한 좋은 말로 어르고 달래며 송환 대상을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현재 러시아에 체류 중인 북한 노동자는 약 3-4천 명 선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중국 내 외화벌이 북한 노동자 수는 약 10만 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