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올 추석 명절 식량공급 없이 탈곡장 경비 강화 ‘빈축’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23.09.29
북, 올 추석 명절 식량공급 없이 탈곡장 경비 강화 ‘빈축’ 평양 인근의 한 농촌에서 추수를 하는 모습.
/REUTERS

앵커북한이 올가을 수확한 알곡 유실을 막아낸다며 추석 명절 기간 농장탈곡장 경비를 증강해 농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북한 내부 소식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북한 협동농장의 추석 명절은 주말을 포함해 3일로 알려졌습니다이 기간당국은 추수한 햇곡식이 쌓여있는 탈곡장 경비에 제대군인을 추가 배치했습니다.

 

평안남도 증산군의 한 농민 소식통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추석명절 기간(9.29~10.1) 풍정리 협동농장 탈곡장 주야 경비에 제대군인 네 명이 배치됐다”고 전했습니다.

 

농장 탈곡장은 국가농경지에서 추수한 옥수수와 콩벼 낟가리를 쌓아 놓았다가 탈곡기로 낟알을 털어내는 곳입니다탈곡장 규모에 따라 보통 1~2명이 경비를 서는데 이번 추석명절에는 경비 인력을 배로 증강한 것입니다.

 

평시에는 야간에만 2명의 경비원을 배치했는데 추석명절 기간에는 대낮에도 경비 인력을 늘린 것은 이례적”이라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농장 측은 경비 강화에 대해 추석명절 기간에는 낮에 탈곡장이 비어서 알곡을 훔치는 사람이 많다는 이유를 들었으며 경비는 30대 초반의 제대군인 네 명을 낮에 2밤에 2명 배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올 경제 정책과제의 12개 고지에서 농업 증산을 1순위로 내세운 김정은 총비서는 농업 부문에서 ‘부풀리기 관행’을 질타한 바 있어 농장 간부들은 올해 국가계획 보고에 앞서 알곡 유실에 촉각을 세우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농민들 속에서는 추석명절 식량으로 햇곡식 공급은 전혀 하지 않고 탈곡장 경비에만 신경 쓰는 당국의 행태에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 용천군의 한 농민 소식통도 “현재 용천군 협동농장 탈곡장 마당에는 가을이 끝난 강냉이 이삭과 콩단수수단 등이 높이 쌓여있고건조되는 즉시 탈곡이 한창인 가운데 추석을 맞이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는 특히 “3일간 휴식하는 추석명절에 농민들은 두부라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햇콩이라도 명절 식량으로 공급할 것을 기대했는데 아무것도 주지 않자 당국에 대한 불만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런 가운데 추석명절에 탈곡장 곡식을 훔치려는 농민들이 많을 수 있다며 작년에 농장에 새로 배치된 젊은 제대군인을 탈곡장 주야 경비로 3명씩 배치하자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의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2022년 북한 식량 작물 생산량’ 추정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총 식량생산량은 451만 톤으로 2021 469만 톤에 비해 18만 톤이 감소되어 만성적 식량난은 해소되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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