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북한의 작황이 상대적으로 개선됐다는 분석이 미국의 북한 경제전문가로부터 나왔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개선됐음에도 통제가 강화돼 정치적 지위에 따라 식량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입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민간연구기관 동서센터(East-West Center)가 16일 발간한 '변화하는 북한 식량불안의 성격'(The Changing Nature of North Korean Food Insecurity) 보고서.
보고서에서 저자인 북한경제 전문가인 마커스 놀랜드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PIIE) 부소장은 “북한 식량 상황과 관련해 근본적인 문제가 있지만, 현재의 작황 상황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지난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 하에서 재앙을 피했다”고 적시했습니다.
지난 2023년 북한의 작황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언급한겁니다.
그 배경으로 지난해 자연재해가 없어 가을 수확량이 평소보다 좋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국경 폐쇄로 생산량이 감소한 후 2023년에 생산량이 반등했다”라며 “2016년 광범위한 UN 경제 제재 조치 이후 볼 수 없는 수준을 달성했다”고 적시했습니다.
아울러 국제 정치적 상황에서 러시아와 중국과의 밀착으로 식량을 더 확보 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국경 개방 이후 중국의 대북 수출이 부활하고, 미중 긴장 속에서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라며 “예상보다 나은 수확량과 중국의 지원에 힘입어 북한의 상황이 안정되었다는 증거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세관 통계에서 얻은 북한의 비료 및 곡물 수입에 대한 월간 추이 수치를 그래프로 표시했습니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북러관계가 개선되고 러시아에 대한 군사 수출이 증가하면서 북한에 더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식량을 확보했다고 해도 북한 주민들의 식량상황은 개선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명시했습니다.
놀랜드 부소장은 “북한 당국은 지난 몇 년 동안 농업 생산, 유통, 소비 등에서 통제를 강화해왔다”라며 “기존에는 구매 능력에 따라 식량 안보를 확보할 수 있었지만, 통제로 인해 정치적 지위에 따라 식량 안보를 확보하게 될 수 있도록 변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놀랜드 부소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에서 “식량 확보와 관련해서 자본주의 원칙보다는 정치적 지위가 우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놀랜드 부소장 : 현재 상황은 국가가 통제 경로를 통해 곡물을 강제하려고 시도하고 있고, 최종 판매와 관련하여 정치적 지위에 의해 우선시됩니다. 따라서 결국 식량 부족이 발생하면 국가가 통제하는 식량은 엘리트들에게 주어지고,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일반 주민들에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입니다.
최근 RFA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작황 상황이 양호했는데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과도한 식량비축 지시로 주민들의 식량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양강도의 한 농업부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일 “지금의 식량난은 김정은의 지시에 따른 재앙”이라며 “지난해 11월, 알곡 생산량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김정은이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6개월 이상의 식량을 저축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놀랜드 부소장은 “북한이 또 다른 식량 위기를 겪는다면,1990년대 (고난의 행군) 당시 인도적 구호 기관이 당국의 통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것처럼 같은 문제를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도적 지원이 시작될 경우 쌀이나 옥수수보다는 보리와 좁쌀으로 지원을 제공하고 평양이 아닌 식량난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으로 보내려고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