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인권위 “비핵화 대화에 ‘북 인권’ 포함해야”
2018.10.17
미국 의회 내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의 공동의장인 공화당의 랜디 헐트그랜(Randy Hultgren) 하원의원과 민주당의 짐 맥거번(Jim McGovern) 하원의원은 16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현재 진행 중인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에 인권 문제를 포함시키는 것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그러면서 이 같은 목표를 위해 2017년 북한인권재승인법안에 명시된 북한인권특사를 임명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의원들은 인권과 국가안보 문제 모두에 전문 지식을 가진 북한인권 특사는 비핵화 대화를 추진 중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고,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문제에 있어 북한 정권에 직접 관여할 수 있다며 그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월 출범 후 퇴임한 로버트 킹 북한인권 특사의 후임을 임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한은 그 밖에도 신뢰구축 차원(as a measure of good faith)에서 북한을 방문하는 미국인의 안전한 보호 문제 등 특정 인권문제들과 적절한 인권 관련 지표를 비핵화 대화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과 이들의 북한 내 가족이나 친지들의 상봉을 추진하는 것도 북한 주민들과 외부 세계와의 교류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이산 가족 상봉 장소도 북한 내에만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포함돼 있습니다.
또 이 서한은 군사력과 핵능력을 계속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 정권에 유입되는 해외 노예 노동을 통한 자금과 수용소 내 노동 착취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강제 노역을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중단시킨다면 북한의 도발적인 군사태세에 사용되는 불법자금의 원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서한은 설명했습니다.
또한 미국 정부는 북한이 독립적인 언론 매체에 대한 정보통제를 중단하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사업, 사설 장마당, 농업 등에서 직면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유용한 방안 등을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라디오 방송을 허용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서한은 또 미국이 올해 유엔총회 북한인권 결의안의 문구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강력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한편 북한 인권문제가 안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나갈 수 있도록 북한 인권 문제를 의제로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도 열려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서한은 특히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와 협의할 것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이번 서한은 지난달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가 개최한 북한 인권 청문회 결과에 따른 것입니다. 당시 청문회에 출석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 그렉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로베르타 코헨 전 미국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 등 미국의 안보와 인권 전문가들은 북한 인권 개선 없이는 한반도 평화를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인권위원회는 식도암으로 사망한 미국 의회 내 대표적 지한파 의원인 톰 랜토스 당시 하원 외교위원장의 이름을 따라 2008년 설립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