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권단체 “북 증산교화소 내 인권침해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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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한 북한인권 단체가 상업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북한 증산교화소의 실상을 알리는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21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 내 강제수용소 중 하나인 증산 11호 교화소의 외부 모습과 내부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인권탄압 상황을 알렸습니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 중 한명인 이 단체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증산교화소에서 벌어지는 북한 주민들의 처참한 인권 탄압 실상을 알리기 위해 지난 몇년에 걸쳐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이번 연구는 북한의 구금제도를 이해하기 위한 포괄적인 지도화 작업 중 하나로 수행됐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는 2012년부터 관리소와 교화소, 노동단련대 등 북한 내 강제 수용소들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해왔습니다.

이번에 이 단체는 1975년부터 최근까지 증산교화소 단지를 촬영한 위성사진들을 통해 교화소 내 시설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취합했습니다.

평양에서 39킬로미터 떨어진 평안남도 증산군에 위치한 이 교화소는 14개의 분리된 구금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단지 내에는 돼지와 가금류 등을 키우는 축사도 운영되고 있었는데 탈북자들의 증언 등에 따르면 이 축사에서 주로 생산된 육류들이 평양의 권력층에 제공됩니다.

이밖에 수감자들은 농업과 어업, 벌목, 광물채취 등에도 강제로 동원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교화소 단지의 위성사진에서는 광산이 관찰되지 않아 시설 외부에서 강제노동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교화소에는 1천500명에서 2천 명이 수감된 것으로 추정되며, 대부분 탈북을 시도하다 붙잡혀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고서는 또 영양부족, 강제노동, 열악한 의료시설과 가혹한 대우 때문에 특히 기근이 심했던 2000년대 초 3년에 걸쳐 약 2천 명의 수감자가 사망하거나 처형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이렇게 사망한 수감자들은 '꽃동산'이라고 불리는 뒷산에 매장됩니다.

보고서는 "시신은 묘비 없이 이름과 사망일이 적힌 종이를 넣은 약병과 함께 병원 뒤에 있는 산에 묻혔다"며 "매장된 시신이 비료가 되면서 봄에 진달래가 산 전체를 덮어 '꽃동산'이라고 불린다"고 전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교화소 주변에 시신 매장 장소를 마련했다는 사실 자체가 북한 주민들의 생명권, 인권을 유린하는 명확한 증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이러한 암매장 장소는 교화소 인근에 위치합니다. 북한 정권이 교화소 내 높은 사망률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죠. 유엔은 북한이 인권을 처참히 유린하고, 생존권을 빼앗는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한편 보고서는 탈북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증산 교화소 내 공개처형은 없지만 고문이 자행되고 비밀리에 처형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