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지체없이 임명돼야”

워싱턴-천소람 cheons@rfa.org
202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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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지체없이 임명돼야” 2014년 서울에서 열린 북한인권사진전시회 모습.
/AP

앵커: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달 21일 임명됐지만 북한인권특사 자리는 여전히 공석으로 남아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인권을 외교정책의 중심에 둔 바이든 행정부의 깜짝 대북특별대표 임명을 북한에 외교적 접근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손짓으로 평가하면서도 법에 규정된 북한인권특사 역시 하루빨리 임명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보도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인권을 외교정책의 중심에 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토니 블링컨]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미국 외교정책의 중심을 인권과 민주주의로 되돌리겠다는 결심을 분명히 했습니다. 북한은 안타깝게도 우리가 전 세계에서 알고 있는 인권 상황이 가장 심각한 국가입니다.

이 때문에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북한인권특사가 대북특별대표보다 먼저 발표될 거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이런 예측은 빗나갔습니다.

[조 바이든] 대북 외교를 위한 노력을 이행하기 위해, 오늘 외교관이자 정책 전문가인 성 김 대사를 대북특별대표로 발표하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존 메릴 전 미국 국무부 정보조사국 (INR) 동북아분석실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특별대표를 북한인권특사 에 앞서 발표한 건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소통에 외교적 방점이 있다는 겁니다.

[존 메릴] 북한과 소통을 원한다면 대북특별대표를 임명해야겠죠. 물론 인권문제도 이야기 해야 하겠지만, 그에 앞서 북한 문제를 다룰 인사를 임명 해야겠죠.

그는 성 김 대북특별대표 임명이 북한과 외교적 관여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국무부 서열 2위인 웬디 셔먼 부장관은 한발 더 나아가 성 김 대표의 임명이 ‘미국이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라고 짚었습니다.

한국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북한이 유독 미국의 인권 문제 제기에 반발해왔다며 미국의 이번 조치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정세현] (북한이) 대북적대시정책의 대표적인 것, 그리고 주요 내용으로 삼는 것은 인권문제 입니다. 인권을 문제로 삼는 것을 적대시정책으로 봅니다. 미국에선 이것이 보편의 가치이고, 특히 미국 민주당은 항상 인권을 중시하는 외교를 했잖아요. 북한의 입장에서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체제 붕괴를 노리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적대적이다’라고 봅니다.

“하루빨리 북한인권특사 임명해야”

하지만 이처럼 북한과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인권특사 임명이 외교적 뒷순위로 밀리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핵 협상을 주도했던 알렉스 웡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부대표는 인권문제가 북한과 협상을 어렵게 할 수 있지만 빠져선 안 될 의제라고 말했습니다.

[알렉스 웡] (북한인권특사 임명에 관해서) 새로운 소식을 들은 것은 없습니다...(중략) 하지만 말하고 싶은 것은 미국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지지해야 하는 것을 계속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권문제가) 협상을 아마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말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전반적인 목표에 집중 해야 하죠. 최종의 목표는 북한의 비핵화이고, 북한과 관계개선을 통해 더 안정적인 평화로 나아가야 합니다. 평화를 위해서는 인권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죠.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인권문제가 미북 그리고 남북 관계에서 예민한 사안이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인권 특사를 아직 임명하지 않은 점은 걱정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인권특사 자리가 계속 공석인 채 시간이 흐를 경우 ‘미국이 북한 인권문제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북한이 불편하게 여기는 문제를 들춰 김정은 정권의 심기를 건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수 김 정책분석관은 이어 인권 문제가 뒷전으로 밀리거나 충분히 논의되지 않는다면, ‘김정은 총비서에게 인권남용을 해도 좋다는 면책권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미국이 인권문제를 대북정책에서 우선순위로 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인권특사 임명까지 시간 걸릴 듯

한편 정세현 수석부의장은 이번 한미 정상 간 공동성명에 북한 인권 관련 언급이 있지만,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북한의 반발이 크지 않을 거로 예상했습니다.

북한이 인권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대신 한미 양국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협력’하고 인도적지원을 전개하는데 ‘협조’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정세현] 인권이라는 것이 아시다시피 정치적인권이 있고 경제적 인권이 있지 않습니까. 먹고 사는 문제도 인권 중 하나입니다. 인권규약에도 종류가 있는데, 경제적 권리가 먼저 충족이 돼야 시민권적 인권도 보장될 수 있다는 철학으로 인권규약도 만들어져 있습니다. 앞에서 (한미가) 인권 개선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는 것은, ‘북한 주민들의 정치적 인권을 개선하겠다’를 의미하는 것이고, 뒤에 인도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는데 협력하기로 하였다는 것은 북한주민들의 경제적 인권 해결을 위해서 한미가 노력할 수 있다고 해석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북한은 이것을 가지고 적대시 정책이라고 할 수 없죠.

북한, 우리와 인권 정의 달라… 인권개선 의향 있어

메릴 전 실장도 미국이 북한 인권 문제에 심각한 비난만 삼간다면 북한은 충분히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존 메릴] 제 생각엔 북한은 인권문제에 있어 조금 열린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몇몇 인권문제에 있어 조금 불공평하게 비판받아왔습니다. 예를 들어 그들이 어떻게 장애아동을 대하는지 말이죠. 로버트 킹 전 대사의 말을 들어보면 북한은 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북한이 인권문제를 이야기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들이 비난을 받는 경우라면 말이 다르죠. 인권을 어떻게 정의할지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만약 경제적 인권을 포함해 넓게 정의하고, 북한이 우리와는 아주 다른 범죄 처벌 체계를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과 인권문제 관한 논의를 이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거 로버트 킹 대사가 몇몇 인권문제 부분에 관해 논의한 적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정부 관계자(사전 허가를 받지 못해 익명 요청)는 북한 인권 문제는 다른 나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우려 사안 중 하나라면서도 현재로선 북한인권특사 임명과 관련해 발표할 사안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공석인 북한인권특사가 곧 임명되고 미국이 북한과 비핵화 협상과 별도로 인권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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