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위원 “중국에 북 여성 인신매매∙강제송환 질의할 것”

앵커: 달리아 레이나르테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위원은 오는 5월 중국 정부에 북한 여성의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문제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인권단체 국제인권연맹(FIDH)은 2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 중인 제52차 유엔 인권이사회를 계기로 ‘북한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인권 유린과 광범위한 차별에 대한 조명’이라는 제목의 고위급 부대행사를 개최했습니다.

달리아 레이나르테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위원은 이날 행사에서 북한은 유엔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 당사국으로서 지난 2016년 마지막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지만 그 이후로는 감감무소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위원회의 규정 상 ‘예외적 보고(exceptional reporting) 절차’를 이용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이는 당사국이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는 가운데 해당 국가 내 여성과 여아의 인권이 날로 악화하는 것으로 우려될 경우 진행할 수 있는 매우 현실적인 절차라는 설명입니다.

레이나르테 위원은 또 오는 5월로 예정된 제85차 여성차별철폐위원회 회의에서 중국 정부에 북한 여성의 인신매매와 강제송환 실태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달리아 레이나르테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위원: 중국 내 마을 사람들이 탈북 여성을 돕는 경우도 있지만 탈북 여성들이 성적 목적 또는 강제 결혼을 위해 인신매매를 당한 경우도 많다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이들이 강제송환 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오는 5월 중국 정부에 이 모든 사안에 대해 질문할 예정입니다.

(From interviews of Chinese villagers - they were helping women who escaped North Korea but at the same time we had many cases that women were trafficked and trafficked for sexual purposes and forced marriages. And then we have cases of forced repatriations. All those questions will be asked and raised during the CEDAW’s 85^th session in May.)

한국 외교부의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도 중국에 난민협약과 고문방지협약 가입국으로서 강제송환 금지(non-refoulement)의 원칙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신형 코로나 사태와 식량난 속에서도 북한 당국이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는 동안 북한 내 인권 상황, 특히 여아와 여성의 인권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과 유엔 회원국, 유럽연합, 비정부기구 그리고 기타 이해관계자들이 김정은 체제의인권침해 실태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며 특히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공개 논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신화 한국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협력을 통해서만이 우리는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인권 위기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I do believe open discussion of North Korean human rights issue at the UN Security Council is imperative. Only through collaboration can we bring about a just resolution to this long-standing and ongoing crisis in the DPRK.)

한국의 북한인권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NKDB)의 송한나 국제협력디렉터는 북한인권정보센터가 기록한 탈북민 강제송환 사례가 지난해 기준 총 8천122건에 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림 알살렘 유엔 여성 및 여아 대상 폭력 특별보고관은 그간 북한 여성 및 여아의 상황 관련 활동이 활발하지 않았던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에 대한 관여를 늘리고 가능하다면 북한 방문도 추진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림 알살렘 유엔 여성 및 여아 대상 폭력 특별보고관: 저는 북한인권 상황에 대해 더 깊이 관여할 것이며 북한 인권, 북한 여성 관련 단체들과의 접촉면도 늘릴 것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북한을 방문할 준비도 되어있습니다.

(I look to further engaging on the situation and also to be more in contact with North Korean women organizations and human rights organizations working in the region and beyond. I have also expressed my readiness and interest to conduct a visit to the DPRK should that be possible.)

이날 행사를 공동 주최한 한국의 북한인권정보센터(NKDB)와 인권조사기록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그리고 네덜란드의 법률회사 ‘글로벌 라이츠 컴플라이언스(Global Rights Compliance; GRC)’는 입장 보고서(position paper)를 내고 북한에 국제인권 조약 이행보고서를 제출하고 북한 내 인권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특히 오는 2024년 예정된 유엔 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와 유엔 인권 조약기구에 제출해야 하는 국가보고서를 통해 북한 여성∙여아 대상 차별적 관행, 강제북송, 인권 침해에 대해 보고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에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권한(mandate)을 갱신하고 대북관여와 접근을 위한 보고관의 지속적인 노력을 지지할 것, 북한인권 관련 워킹그룹 또는 우호그룹 창설을 지지할 것 등을 요청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01년 유엔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에 가입하고 지난 2002년 협약 이행에 관한 최초보고서를, 지난 2016년 2차, 3차, 4차 보고서를 모은 통합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