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직장ㆍ거주지 이탈자 단속해 농장으로 강제 이송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4.03.20
북, 직장ㆍ거주지 이탈자 단속해 농장으로 강제 이송 황해도의 한 보육원에서 어린이들이 낮잠을 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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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직장 또는 거주지 이탈자 즉 꽃제비를 단속해 농장으로 강제 이송하고 있습니다알곡 생산 목표량을 채우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보입니다북한 내부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올해 지상의 과업으로 내세운 것은 인민 생활 안정과 향상입니다. 이를 위해 당국은 첫째도 농사둘째도 농사를 잘 짓는 것이라고 강조하는데 최근 직장 이탈자거주지 이탈자 즉 꽃제비들을 잡아들여 농장으로 집중 수송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꽃제비는 아이들만이 아니라 어른까지 포함한 외지를 떠도는 방랑자들을 통칭하는데 가족 단위로 엄마와 아들, 딸, 할머니와 손자, 형제나 자매끼리 다양하다고 소식통은 말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 16일 “어제저녁 6시에 혜산 예술극장 앞 광장에 여러 무리의 사람들을 여객 버스(관광버스)에 태웠다”며 “버스 옆면에는 ‘이탈자 집중 수송’이라는 글씨가 크게 붙어있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여객 버스는 모두 5대였으며 100여명의 사람들을 나눠 태웠다고 전했습니다.

 

또 버스의 앞 유리창에서는 “‘후창’‘삼수’‘풍산’ 등 각이한 군(양강도 내이름이 써 붙여져 있었고 이들은 각 지역의 농장으로 보내진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수송대상은 직장 또는 거주지 이탈자로 거리나 시장 등지에서 안전원들에게 단속돼 구류된 인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그들은 행색이 남루하고 일부 작은 보따리 하나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보아 대부분 꽃제비를 치던 사람들로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또 “수송 대상에는 10살 정도의 아이들(10)과 아기를 등에 업은 아기 엄마(3그리고 노인들도 여러명 있었다”면서 “일부는 버스에 오르지 않으려고 고함을 지르며 발버둥 쳤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습니다그러나 “현장에 동원된 보위원과 안전원은 이들에게 거친 욕설을 퍼부으며 강제로 버스에 태웠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올해 농사를 잘 짓는 것이 가지는 중요성과 의의를 강조하고 당이 제시한 알곡 생산 목표를 반드시 점령하는데 적극 나설 것을 독려했습니다동시에 모든 공장 기업소단체주민들에게 농촌에 자원 진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이 당의 지시를 외면하자 직장, 거주지 이탈자 등을 단속해 농촌으로 보내는 것으로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현장을 지켜본 또 다른 양강도 주민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 18일 “안전원들이 농장에 보내는 이탈자들을 죄인 다루듯 호통을 쳤다”면서 “먹지 못해 몸도 바로 가누지 못하는 이들을 (농촌으로강제로 끌어가는 모습을 많은 주민들이 안타깝게 지켜봤다”고 전했습니다.

 

“게다가 이탈자들을 태운 버스에는 ‘이탈자 집중 수송’이라는 글자를 크게 써서 모든 사람이 보게 했다”면서 “사회규범을 어기고 직장이나 거주지를 이탈하면 강제로 농장에 보내진다는 암묵적인 협박인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현장에 모인 주민 대부분은 당국의 강제 수송에 분노하며 치를 떠는 분위기였다고 전했습니다.

 

“공장에 일감이 없으니, 종업원은 외부에서 일을 해 돈을 바쳐야 하는데 돈을 못 바치면 무직자가 되고 결국 직장 이탈자가 되는 것이라며 누구나 순식간에 이탈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심정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현장에서는 “앞쪽 지역(평양남북도,황해남북도 지역)에서는 안전원들이 이탈자를 찾기 위해 이들이 숨어 있을만한 산속이나 바닷가 기슭을 샅샅이 뒤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고 밝혔습니다.

 

이탈자 단속은 코로나 이전에는 정기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단속된 이탈자들은 (꽃제비구제소로 보내졌다가 이후 어른들은 노동 단련대아이들은 보육원이나 중등 학원 등으로 보냈습니다그러나 최근에는 식량난을 이유로 이 같은 구제소도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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