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회 “납북자 송환땐 제재 해제 지지”
2024.05.01
앵커: 이번주 미국을 방문한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들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납북 일본인들의 조속한 송환을 위한 협조를 호소하는 한편 북한 당국에는 피해자 전원 귀국 시 일본 정부의 독자 대북제재 해제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회는 4월 30일 국무부, 백악관 고위 관리들을 비롯해 미 의원들을 만나 납북 피해자들이 가능한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지난해 5월 방문 이후 1년 만에 또 다시 미국을 방문했는데요.
1977년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치된 요코다 메구미 씨의 남동생이자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회' 대표인 요코다 타쿠야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 관리들에게 납치 피해자들의 연로한 부모들이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며 미 정부에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단체는 이날 우즈라 제야 미 국무부 민간안보·인권·민주주의 담당 차관, 다니엘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 미라 랩-후퍼 백악관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 보조관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방미 대표단과 동행한 일본 납북피해자 단체, ‘일본인 납북자 구출회’의 니시오카 쓰토무 회장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날 줄리 터너 국무부 북한인권 특사를 만나 납치 피해자들의 신속한 송환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쓰토무 회장은 특히 올해 방미 중 북한이 어린 나이에 납치된 일본인 피해자들을 부모들이 살아있는 동안 돌려보낼 경우 일본의 독자 대북제재 해제를 지지한다는 뜻을 미 정부에 전달했다고 전했습니다.
쓰토무 회장: 지난해에는 납치 피해자가 모두 귀국하면, 우리 부모 세대들이 살아있을 때 모두 귀국한다면 일본 정부가 인도적 지원을 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결정했거든요? 올해는 인도적 지원 플러스, 일본정부의 독자제재를 해제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쓰토무 회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북일정상회담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총리와 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올 1월 북한이 이례적으로 일본에 지진 위로 서한을 보냈고, 일본 총리의 방북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이후 북한이 일본정부의 납북 피해자 문제 거론에 반발하며 회담할 수 없다는 입장문을 연이어 발표한 것은 북일회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북한의 압박 전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쓰토무 회장: 만나기 싫으면 한번 말하면 되는데 4번이나 담화를 낸 이유는 협상의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협상하고 있다, 물 밑에서. 압박용으로 만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북한이 계속 써왔던 수법이잖아요.
한편 지난 4월 미국을 방문한 기시다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가진 후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인 납치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최근 뉴스위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납치문제 협의를 위한 북일회담과 관련해 한국, 미국 정부와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며, 이달 말 열릴 예정인 한중일 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