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립도서관 ‘미래원’에 전자도서 유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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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지역 전자도서관 '미래원'에 무료로 제공하던 전자도서, 과학기술자료 제공 서비스를 유료화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5년부터 북한의 시, 군마다 신설돼 운영되고 있는 전자도서관 ‘미래원’은 평양 인민대학습당과 국가자료통신망(인트라넷)으로 연결되어 각종 도서와 과학기술 자료 등을 무료로 주민들에게 제공해왔습니다.

인트라넷이 연결돼 있는 '미래원'은 전자도서관과 일반 도서관을 병행해 운영돼 왔습니다.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그러나 이제는 ‘미래원’이 평양 인민대학습당에서 전자도서와 과학기술자료 등을 받아보려면 1년에 내화 100만원(미화 120달러)원을 선불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조치는 중앙이 운영하는 평양 인민대학습당에서 지역 당 조직을 통해 최근 시, 군 전자도서관 ‘미래원’에 전달됐다”고 이 소식통은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의 각 지역 대학생들과 공장-기업소 기술자, 기능공 등은 도서와 과학기술자료가 필요하면 시, 군 ‘미래원’에 있는 도서는 무료로 대출받고, ‘미래원’에 없는 도서와 과학기술자료는 ‘미래원’ 사서에게 신청한 이후 국가자료통신망(내부망)에서 무료로 열람해 왔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내달(9월)부터 국가 전자도서를 총괄하고 있는 평양 인민대학습당에서 각 시, 군 ‘미래원’에 전자도서 유료화 정책을 도입하면서 ‘미래원’은 1년 간 전자도서비용을 먼저 지불해야 독자들이 희망하는 도서나 기술자료 등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당국이 ‘미래원’에 전자도서 유료화 정책을 실시하면서 이제부터 독자들도 필요한 도서나 과학기술자료를 열람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전자도서관 ‘미래원’에서 각종 도서나 과학기술자료를 열람하는 비용은 1권당 얼마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그 비용은 시, 군마다 전자도서자료에 대한 독자의 수요량에 따라 달라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9월부터 숙천군 ‘미래원’도 평양 인민대학습당에 1년에 내화 100만원을 전자도서비용으로 지불하도록 포치됐다”고 전했습니다.

“‘미래원’이 전자도서 비용을 평양 인민대학습당에 선불하면 1년 간 국가자료통신망과 연결되어 독자들이 요구하는 각종 도서와 과학기술자료, 번역된 해외논문까지 볼 수 있지만 비용을 지불하지 못하면 국가자료통신망과 연결되지 않는다”고 이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숙천군은 농업군이어서 품종재배나 습지대 농사 등 농업관련 기술도서와 자료를 찾는 농장 기술자들과 농업 전공 대학생들이 많다”며 “‘미래원’에는 김일성저작집과 김정일전집 등 노작과 (우상화)장편소설은 인쇄 도서로 보급되어 있지만 과학기술자료는 국가자료통신망으로 열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래원’에 전자도서 유료화 정책이 도입되면서 대학생들도 필요한 과학기술자료를 유료로 열람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이에 일부 기술자들과 대학생들은 쓸데없는 도서(3대수령 우상화도서)들은 출판도서로 인쇄해 무료로 보게 하고 정작 필요한 도서와 과학기술자료 등은 중앙이 독점하고 국가자료통신망으로 배급처럼 주더니 이제는 그마저 유료화했다며 이런 나라가 어떻게 지식경제강국으로 발전하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