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족 해결해 달라” 북 영예군인, 당국에 항의
2023.11.28
앵커: 군 복무 중 다리를 잃고 제대한 북한 영예군인들이 의족문제로 고충이 많습니다. 이동 통제가 심했던 코로나 사태를 지나면서 망가졌거나 새 의족을 교체하는 게 너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왜 그런지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장애인을 장애자라 하며 이중 군 복무 도중에 장애를 입은 사람을 영예군인이라 부릅니다. 영예군인은 장애 정도에 따라 특류, 1급, 2급, 3급으로 구분됩니다. 팔 다리를 잃었거나 척추를 상해 일할 수 없는 특류 영예군인의 경우 식량배급과 생필품이 지급되지만 기타 등급을 받은 영예군인은 4~6시간의 경로동(가벼운 노동)을 해야 합니다.
북한 영예군인 중에는 팔 다리를 잃은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함경남도 함흥에 장애인과 영예군인들에게 의족과 의수를 만들어주는 함흥영예군인교정기구공장이 유일하게 하나 있지만 가동이 원활하지 않고 비용도 본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함경북도 경원군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군사복무 도중 몸을 상한 영예군인들의 생활상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라며 특히 “의족과 의수를 해결하는 게 제일 큰 문제”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반 장애자(장애인)든 영예군인이든 의족을 새로 맞추거나 수리하는 게 너무 어렵다”며 “내가 아는 한 동생은 군대에서 제대 될 때 맞춘 의족이 너무 불편해 자체로 만든 나무 목발을 짚고 다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다리를 잃은 영예군인의 경우 군대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마치고 제대할 때 대체로 의족을 보장해주지만 성장하면서 의족이 잘 맞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의족을 새로 맞추려면 함흥교정기구공장에 본인이 직접 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불편한 몸으로 제대로 다니지 않는 기차를 타고 함흥까지 가기도 어렵지만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의족을 새로 하자면 적어도 내화 50만원(미화 58.82달러)이상 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본인이 직접 가지 않고 병원을 통해 공장에 새 의족을 신청할 수도 있지만 기한이 한정 없어(언제 완성될지 알 수 없어) 대부분 영예군인들이 함흥에 직접 가서 의족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데 여기에 드는 돈도 적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계속해서 “그러니 돈이 없는 영예군인들은 의족이 망가져도 수리하거나 새 의족을 마련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백암군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6일 “당국이 영예군인들을 우대한다고 하지만 말뿐”이라며 “나라가 못사니 이들에 대한 대우도 한심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17살 꽃 나이에 군대 나갔다가 팔 다리를 잃거나 하반신 마비가 되어 오는 청년들을 보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며 “특류 영예군인을 제외한 다른 영예군인들이 나라에서 받는 혜택은 너무나 보잘 것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1년에 한번 영예군인들에게 보약대(약을 지어 먹으라는 지원금)가 지급되는데 그 액수가 코로나 사태 당시 내화 5천원(미화 0.59달러) 정도로 적어 보약은 커녕 시장에서 쌀 1kg(내화 6천원(미화 0.70달러)도 살 수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영예군인들에게 주는 ‘보약대’를 거주 지역과 해당 영예군인이 일하는 공장에서 자체로 마련해 준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매년 태양절을 맞아 지급하는 ‘보약대’의 액수가 들쑥날쑥한데 제일 많을 때가 3만원이었다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백암읍에 사는 25살난 한 영예군인 청년은 목발을 짚고 집에 온지 2년 넘도록 의족이 없어 불편이 크다”며 “지난 주 이 청년이 의족 문제를 제기하러 군당을 찾아갔다가 정문에서 제지 당하자 목발을 던지며 ‘영예군인을 우대한다는데 이런거냐’고 항의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북한은 12월 3일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예술공연 등 관련 행사를 개최하며 장애인에 관심을 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은 2016년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했으며 유엔장애인인권위원회에 국가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장애인은 전체 인구 약 2천5백만 명의 약 5.5%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