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대북 외교 공백…대북특별대표 후임자 찾기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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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달 은퇴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직 국무부 관리들은 북한과의 외교적 관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성 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달 국무부를 은퇴합니다.

후임으로 정 박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 겸 대북 특별부대표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 전문가들은 북미간 교착 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에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문제에 대한 동력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담당 부차관보는 북한 문제가 바이든 행정부에게는 낮은 순위라는 것을 감안해, 성 김 대표의 후임으로 서열이 너무 높지 않은 관리가 임명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외교적 관여에 무관심한 상황이기 때문에, “대북특별대표직은 국무부 현직 관리에게 부수적인 역할로 주어질 확률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부차관보직과 동시에 대북특별부대표를 맡고 있는 정 박 부차관보가 유력해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반면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이날 RFA에 “정 박 부차관보의 훌륭한 성과를 고려하면 그가 대북특별대표직에 임명될 수 있다”면서도 “바이든 행정부가 더 경력과 위상이 높은 고위 인사를 물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그는 북한과의 외교에 전혀 진척이 없는 현 상황에서 그 자리에 적합한 새로운 인사를 찾기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RFA에 “성 김 대표가 조용히 자리를 떠나는 것은 바이든 정부의 4년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단 한번의 협상 성과도 없이 지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은 미국의 모든 외교적 대화 제의를 거부한 채 점차 도발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강화에 대응해 한미 양국은 강력한 억제와 제재 체제에 계속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7일 상원에서 진행된 국무부 부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미국이 북한과 건설적으로 외교적 관여를 한 것은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회담”이라면서 “이 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은 미국이 북한과 접촉하기 위해 사용했던 모든 노력을 거부했다”고 말했습니다.

캠벨 조정관 : 현재 상황에서 북한이 더 이상 미국과의 외교에 관심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이는 미국이 대북 억제력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와 관련해 랩슨 전 대사대리는 특히 최근 북한이 비무장지대에 병력을 투입하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경비 병력을 재무장했다며 “미국과 한국 정부가 북한에 어떠한 ‘인텐시브’를 제공할 정치적 욕구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오판과 충돌로 인한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며 북한과의 갈등 악화를 우려했습니다.

한편 미 국무부는 후임 임명 절차와 기준에 대해 묻는 RFA의 질의에 8일 오후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국무부와 긴밀히 협력하는 미국의 한 북한 전문가는 이날 RFA에 “현재까지 성 김 대표의 후임으로 거론된 인물은 정 박 부차관보 뿐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에디터 이상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