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개천 관리소, 경비초소 늘려 수감자 감시 강화”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21.12.22
“북 개천 관리소, 경비초소 늘려 수감자 감시 강화” '북한인권 특별전시회'에서 개천 14호 관리소 지도 등이 전시 돼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에서 가장 오래된 정치범수용소 중 하나로 알려진 개천 14호 관리소에 지난 몇년 간 경비초소가 더 신설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감자들에 대한 감시가 더 강화됐을 것이란 지적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민간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지난 2015년 평안남도 개천시에 위치한 14호 관리소를 공개한 후 22일 이 관리소에 대한 두번째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153제곱킬로미터(58.9제곱마일) 부지에 들어선 14호 관리소에는 농장, 광산, 경공업 공장 등 수감자들이 강제노동을 하는 작업장을 비롯해 숙소, 관리 본부 등 약 53개 시설이 있으며, 현재 약 4만 3천명이 수감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번 보고서는 2015년 이후 고해상도 상업 위성사진을 통해 관찰된 관리소 주변과 그 내부 시설의 변화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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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온라인 화상회의에서 14호 관리소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조셉 버뮤데즈 연구원. /화상회의 캡쳐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조셉 버뮤데즈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보고서 발표 행사에서 1960년대부터 존재한 14호 관리소가 최근까지 활발히 운영 중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특히 교화소 남쪽 대동강을 따라 경비초소가 새로 들어선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수감자들의 탈출 감시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했습니다.

버뮤데즈 연구원: 뭔가 막을 게 없다면 경비초소를 설치하지 않습니다. 지난 5년 간 관리소 남쪽을 따라 경비초소 수가 증가했습니다. 수감자들에 대한 통제가 아니라면 경비초소를 늘리지 않았을 겁니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또 농장이나 광산 주변으로 트럭의 이동 등을 목격했다며, 여전히 이 곳에서 강제노동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양식장과 온실(비닐하우스)이 새로 들어선 점도 확인됐습니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과거 관리소 수감자의 인터뷰 내용을 거론하며 교화소에서 힘겨운 노동을 통해 생산하는 농산품, 수산물, 광물 등이 관리소 지역 바깥으로 나가고 심지어 중국에도 수출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규모가 큰 14호 관리소는 북한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북한의 교화소에서 처형, 강제노동, 고문, 강간 등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유린이 발생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감시를 통해 14호 관리소에 대한 추가 내용을 조사하고, 위성사진으로 확인할 수 없는 관리소 내 인권유린 상황에 대한 관련자 인터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김정은 총비서는 유엔 기구의 관리소 접근을 허용하고,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수감자들에 대해 당장 인도적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앞서 14호 관리소 운영을 담당하는 국가보위성의 수장 정경택에 대해 미국 재무부는 지난 2018년 인권제재 대상에 올렸고, 올 3월에는 유럽연합도 그를 인권유린 책임자란 이유로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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