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탈북자에 난민 지위 부여해야”

수잔 숄티(Suzanne Scholte) 디펜스 포럼 대표는 1일 미국 의회 산하의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ongressional-Executive Commission on China) 가 중국내 탈북 난민 문제와 관련해 주최한 회의에서 탈북 여성들의 인신매매 피해를 생생히 증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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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숄티 대표는 전체 탈북 여성의 80%가 인신매매 피해자라고 밝혔습니다. 수많은 북한 여성들이 굶주림에 죽어가는 자식들을 살리기 위해 국경을 넘지만 곧 중국에서 인신매매단의 제물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잔 숄티(Suzanne Scholte): 탈북 난민들의 인권이 이렇게 참혹한 상태가 된 것은 전적으로 중국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숄티 대표는 인신매매단에 팔려간 탈북 여성들이 강제 결혼과 구타 그리고 성노예 생활로 고통을 당한다고 말하고, 이날 함께 참석한 탈북 여성들의 피해를 예로 들었습니다. 우선 남편이 굶어 죽은 뒤 자식들에게 밥이라도 배불리 먹기기 위해 지난 2002년 탈북한 방미선 씨는 중국에서 인신매매단에 팔려 몇차례 강제 결혼을 했습니다.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한에 강제 송환된 적도 있다는 방 씨는 수용소에서 매를 너무 많이 맞아 지금도 제대로 걷지 못한다고 숄티 대표는 소개했습니다.

앞서 방미선 씨는 지난달 29일 미국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북한인권위원회’가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치마를 걷어 올리고 수용소에서 당한 고문의 흔적이 참혹하게 남아있는 왼쪽 허벅지를 드러내 참석자들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습니다.

조엘 차니 (Joel Charney): 불행하게도 탈북 난민들에 대한 중국의 탄압 정책은 나아진 것이 없습니다. 중국은 국제법을 준수하고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대우해야 합니다. <br/>

숄티 대표가 인신매매 피해자로 소개한 탈북 여성 김영애 씨도 역시 남편과 사별한 뒤 어린 아들을 벌어 먹이기 위해 북한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김 씨의 탈북을 도운 안내인은 인신매매단의 일원이었고 김 씨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중국 남자에게 팔려 딸까지 낳았습니다. 김 씨는 중국 남자의 폭력을 견디지 못해 집에서 도망쳤지만 나온 뒤에도 몇차례 장애인을 포함한 다른 중국인 남성에 팔리기를 거듭했습니다. 숄티 대표는 당시 중국에서 낳은 김 씨의 아이는 아직 데려오지 못했다며 인신매매 피해자들의 이같은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숄티 대표는 이어 중국에서 강제 송환된 탈북 난민들은 고문과 구금의 처벌을 받으며 특히 기독교를 접한 경우 공개처형까지 당한다면서, 중국은 탈북 난민의 강제송환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제난민보호단체인 ‘레퓨지스 인터내셔널(Refugees International)’ 즉 ‘국제난민’의 조엘 차니 (Joel Charney) 부회장은 중국이 유엔 회원국으로서 난민 협약에 따라 탈북 난민들을 강제 송환하지 말아야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엘 차니 (Joel Charney): 불행하게도 탈북 난민들에 대한 중국의 탄압 정책은 나아진 것이 없습니다. 중국은 국제법을 준수하고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대우해야 합니다.

그러나 차니 부회장은 북한의 인권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중국이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강제 송환하고 있으며,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UNHCR)이 탈북 난민을 접촉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차니 부회장은 베트남 난민에 대한 중국의 처우를 예로 들면서 중국은 지난 1970년대 후반에 국경을 넘어온 30만 명에 이르는 중국계 베트남 난민들에게 난민의 지위를 주고 이들의 정착을 지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차니 부회장은 중국이 베트남 난민에게 했던 것처럼 탈북 난민에게도 국제적인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차니 부총재는 또 중국 정부에 대해 탈북 난민들의 강제 송환을 중단하고, 난민의 지위를 부여하며 탈북자 자녀들에게는 교육의 기회와 중국인과 결혼한 탈북 여성에게는 시민권을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인신매매 범죄의 단속을 강화하고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이 탈북난민들을 접촉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차니 부회장은 중국 정부가 탈북난민들에 대한 강제 송환 정책을 바꾸도록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지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날 회의를 주최한 미국 의회 산하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는 중국내의 탈북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별 전담반’의 구성을 미국 정부에 건의한 바 있습니다. 미국 상하원 의원과 행정부 고위 관리들로 구성된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는 지난해 연례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의 탈북난민 단속과 강제 송환이 더 늘어났다며 미국 정부가 탈북 난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