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선교사 김정욱씨 석방하라”

서울-노재완 nohjw@rfa.org
2014.02.27

앵커: 한국인 선교사인 김정욱 씨가 지난해 10월 북한에 체포돼 억류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김정욱 선교사에 대한 석방을 북측에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인 선교사 김정욱 씨는 27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외신기자들까지 불러서 기자회견을 공개했습니다.

김정욱: 평화는 핵무기가 아니라 하나님이 결정하는 거라고 설교하면서 북 지도부를 모독하고 헐뜯는 행위를 했습니다.

김 씨가 북한에 체포된 것은 지난해 10월. 김 씨는 “중국 지하교회에서 북한을 자극하는 설교를 많이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갔고 각종 종교 관련 자료를 가지고 평양으로 가다 체포됐다”고 경위를 설명했습니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남한 국정원의 도움을 받고 그들의 지시에 따랐다”, 또 “북한군 실태를 조사해서 국정원에 제공했다”는 등 국정원과 소통했다고 전했습니다.

김정욱: 단둥에 지하교회를 만들어놓고 북쪽 사람들에게 글을 쓰게 하거나 담화의 방법으로 북 내부 실태자료를 수집해서 국정원에 제공했습니다.

김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한 행동을 고백하며 사죄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북한 당국에 선처를 호소했으며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려고 기자회견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의 기자회견이 나온 뒤 한국 정부는 곧바로 통일부 대변인 논평을 내놨습니다. 통일부 대변인은 논평에서 “어떠한 사전 설명도 없이 한국 국민을 일방적으로 억류한 데에 대하여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선교사 김 씨에 대한 조속한 석방을 북측에 촉구했습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 우리 정부는 북한이 우리 국민을 조속히 석방하여 우리 측으로 송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지난해 10월 김 씨가 북한에 억류된 당시에는 통일부를 비롯한 남한 당국은 김 씨의 억류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김씨의 가족들이 가까운 교회와 인권단체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를 알게 된 통일부도 김 씨에 대한 신원 확인을 정식으로 북한에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지난해 11월 초 신원 확인 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남한 정보요원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만 발표했습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 우리 정부가 여러 차례에 걸쳐 우리 국민의 신원확인과 석방 및 송환을 요구하였음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하다가 오늘에서야 우리 국민의 신원을 공개한 것은 인도주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처사입니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향후 남북관계의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일부에선 남한 당국이 김 씨의 석방을 조건으로 협상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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