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거주 탈북민들 “북한 내 종교박해 침묵해선 안돼”

워싱턴-서혜준 seoh@rfa.org
2022.07.06
영국 거주 탈북민들 “북한 내 종교박해 침묵해선 안돼” ‘2022 국제 종교∙신앙 자유 국제 장관급 회의(FoRB)’에 참석한 탈북민 박지현 씨와 티모시 조 씨.
/박지현 씨 트위터

앵커: 영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100여 개의 국가가 참여한 종교 자유 관련 국제회의에서 북한 내 종교박해 상황을 설명하며 이에 대해 결코 침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정부 주최로 5일과 6일 런던에서 열린 ‘2022 국제 종교∙신앙 자유 국제 장관급 회의(FoRB)’에 참석한 탈북민 박지현 씨는 종교, 신앙의 자유 그 자체가 인권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5일 미국과 필리핀, 대만, 티벳, 네덜란드 등의 국가 대표들과 함께 영국 총리 관저에 북한 대표로 초대된 박지현 씨는 이 자리에서 북한의 종교 박해와 인권 유린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박 씨는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에서 이번 회의에 초대돼 국제 사회에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 문제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박지현 씨: 이런 나라(대표)들이 북한에 대해서 관심은 있는데 북한에 대해서 들어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저희가) 각자 외교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여서 남다른 기분이고 또 저희가 앞으로 해야 될 일들이 더 많겠다는 무게감도 느낍니다.

 

박 씨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는 코로나로 인해 30여 개국 대표들만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실제 100여 개 국가에서 700여 명이 참가했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회의는 전 세계적으로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촉진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논의하는 자리로, 2018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 국무부 주최로 처음 개최됐고 이번이 네번째입니다.

 

박지현 씨는 이번 회의를 통해 인간의 권리와 존엄은 유아 시절부터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북한에서 자랄 때는 어릴 때부터 미국과 한국, 그리고 종교를 미워하라는 교육을 받았다며 교육의 중요성을 부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그는 여성과 아동의 인권이 중요하다며 인신매매 등이 인간 존엄 박탈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6일 열린 회의 연설자(speaker)로 나선 영국 거주 탈북민 티모시 조 씨는 북한에서의 자신의 투옥과 고문, 탈북 경험에 대해 밝히며 고통은 (종교의) 믿음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더 단련시킨다고 말했습니다.

 

조 씨는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에서 믿음은 감옥생활 중에도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불빛이었다며 이를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국제 무대에서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티모시 조 씨: 당시 너무 힘들고 희망이 없던 그 어두움 속 안의 철창 속에서 자그마하게 바라봤던 그 빛은 누군가 (저에게) 와서 하나님한테 간청해보라는 말이었고 제가 잡고 있었던 마지막 동아줄이었어요. 그것이 저에게 희망을 주고 자유까지 올 수 있었던 길을 열어줬던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 행사에 참석하는 그 자체가 희망이 보이는 것이고, 문이 열리는 것이며, 세계 평화를 도모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 씨는 지난 5월 영국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 출마해 낙선했지만 변화를 추구해 북한 정권에 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영국 정치계 입문에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티모시 조 씨: 계속해서 이런 각종 종교, 평화, 인권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고…10년 전에 제가 없을 때 다른 인권운동가들이 했듯이 지금은 제가 그 분들하고 같이 도모하고 협력할 겁니다.

 

아울러 그는 회의 연설을 통해 북한을 포함한 “전 세계 종교 박해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내일도, 다음주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이에 익숙해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내년 제 5국제 종교∙신앙 자유 국제 장관급 회의는 브라질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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