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중국에 ‘강제송환 위험’ 탈북민 정보 요청

0:00 / 0:00

앵커 : 유엔의 인권 전문가들이 강제송환 위험에 처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내 탈북민 4명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중국 정부에 보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UN OHCHR)는 엘리자베스 살몬(Elizabeth Salmon)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매튜 길렛(Matthew Gillett) 유엔 자의적구금실무그룹 부의장이 최근 중국 정부에 보낸 서한을 자체 웹사이트에 공개했습니다.

살몬 보고관과 길렛 부의장은 지난 6월 7일 발송한 서한을 통해, 중국에서 체포된 후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탈북민 4명 관련 정보를 입수했다며 이들이 강제송환의 위험에 처했을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을 체포하고 구금한 것에 대한 법적 근거, 이들이 받는 혐의, 법적 지위, 이들 각각에 대해 ‘강제송환 금지의 원칙’을 준수하기 위해 중국이 취한 조치 등과 관련한 최신 정보를 제공할 것을 중국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서한에 언급된 탈북민 4명 중 1명은 지난 1998년부터 중국에 거주한 북한 출신 여성으로, 그 중국인 가족은 그녀가 석방될 경우 데려갈 의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her Chinese family is willing to receive her if released).

다른 2명은 중국과 베트남 간 국경에서 체포된 일행 7명에 속해 있었고 중국 모처로 옮겨져 구금됐습니다. 이 가운데 1명의 가족도 석방 시 그녀를 데려가겠다는 의사를 전해왔습니다.

나머지 1명은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지난해 1월 중국 정부에 관련 정보를 요청한 바 있는 북한 출신 여성으로 지인의 집에서 체포된 후 구금됐습니다. 살몬 보고관과 길렛 부의장은 해당 여성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며 이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탈북민의 이름, 출생지, 체포 장소, 구금 장소 등 이들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가린 채 서한을 공개했습니다.

중국은 지난달 21일 서한에 답변한 것으로 표기돼 있지만, 한 달여가 지난 23일 기준으로 해당 내용은 아직 번역 중입니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와 관련 중국 정부와의 대화 통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저희는 대화 채널을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엔의 인권최고대표, 고문방지위원회, 유엔 국가들의 여성 인권 협약 실행 여부를 관찰하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와 같은 기구들도 이 문제에 관해 여러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기구들의 협력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목소리와 우려 사항이 강조될 것이며, 미래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합니다.

살몬 보고관은 지난 1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인권 공개논의에 참석해 북한 여성을 대상으로 한 북한 당국의 고문, 학대, 강제노동, 성폭력 등에 대해 지적하며 강제북송된 탈북여성들은 알몸 검사, 침습적 신체 수색(strip searches and invasive body searches)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제3국은 강제송환 금지의 원칙에 따라 탈북민 강제북송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난민협약과 고문방지협약 등이 규정한 강제송환 금지의 원칙은 고문, 비인도적 또는 굴욕적 처우나 형벌 등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국가로 개인을 송환해선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