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아동권리협약 채택 30주년…“북 아동, 여전히 폭력·노동착취에 시달려”

서울-홍승욱 hongs@rfa.org
2019-11-20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20일 열린 유엔아동권리협약 채택 30주년 기념 토론회에 참석한 오준 경희대 교수, 시나 폴슨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소장, 네베나 사호비치 옥스퍼드대 국제인권법 석사과정 교수,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
20일 열린 유엔아동권리협약 채택 30주년 기념 토론회에 참석한 오준 경희대 교수, 시나 폴슨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소장, 네베나 사호비치 옥스퍼드대 국제인권법 석사과정 교수,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
/RFA Photo-홍승욱

앵커: 세계 어린이날이자 유엔 아동권리협약 채택 30주년을 맞아 북한 인권 전문가들은 북한의 아동들이 여전히 일상적인 폭력과 노동착취에 시달리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989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아동권리협약.

채택 30주년이 되는 날이자 유엔이 지정한 ‘세계 어린이날’인 20일, 서울에서 이 날을 기념하는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최초로 아동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를 담아낸 포괄적 협약으로 북한을 비롯한 196개 국가가 비준했습니다.

미국의 북한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로사 박 프로그램 국장은 북한의 아동들이 여전히 일상적인 폭력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로사 박 북한인권위원회(HRNK) 프로그램 국장이 20일 열린 유엔아동권리협약 채택 30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로사 박 북한인권위원회(HRNK) 프로그램 국장이 20일 열린 유엔아동권리협약 채택 30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RFA Photo-홍승욱

로사 박 북한인권위원회(HRNK) 프로그램 국장: 현재 북한 아동들의 경우 집과 학교 등 어느 곳에서든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돼 있습니다. 우리는 그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이 같은 폭력이 얼마나 조직적,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주시해야 합니다.

로사 박 북한인권위원회 국장은 수직적인 구조의 북한 사회에서는 폭력이 이른바 ‘탑다운’, 즉 하향식으로 체계적으로 전달돼 내려온다며 북한 사회 전체에 만연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가족으로부터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동, 특히 고아들과 교화소 등 구금시설에 있는 아동들에게 폭력이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이런 취약계층 아동들은 폭력에 노출돼있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수혜에서도 벗어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990년대의 대기근, 이른바 ‘고난의 행군’의 여파가 지금까지 미치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원조가 가족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미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지역적으로 봐도 현재 이뤄지고 있는 대북 인도적 지원이 평양 등 대도시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사회계급제도인 ‘성분’ 제도, 그리고 중국 정부에 의한 아동 송환 문제도 북한 아동들에 대한 위험 요소로 제시했습니다.

또 부모나 조부모에 대한 처벌이 아동에게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연좌제’도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강제낙태와 영아살해도 심각한 문제라고 평가했습니다.

박 국장은 이 같은 불합리한 제도들을 개선하고 북한 아동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게 국제사회가 북한 당국으로 하여금 입법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장마당’의 혜택에서 벗어나 있는 취약계층 아동들을 위해 배급제도 개선과 자유시장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시나 폴슨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소장도 이른바 ‘성분’과 거주 지역에 따라 북한의 아동들이 불평등을 겪고 있다고 거듭 지적했습니다.

시나 폴슨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소장: 부모와 조부모가 누구인지, 어느 지역에 사는지에 따라 북한의 아이들은 불평등을 겪습니다. 예를 들어 평양 외곽에서는 평양 시내보다 아동학대나 영양실조 위험이 세 배나 더 커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폴슨 소장은 분석할 자료를 얻기 힘들다는 것이 북한 인권 연구의 어려운 점이라며 탈북 아동들의 증언이 이 같은 면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의 ‘지속가능한 개발목표’에 동참하고 싶어하는 만큼 이를 활용해 북한 아동들을 보호하고 북한 사회에 대한 통계 자료 등을 획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아동인권센터 대표인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는 북한 내 아동에 대한 노동착취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 북한 당국은 아이들에게 노동을 시키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추수기에 아이들을 동원해 작업을 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교수는 또 ‘아리랑 축전’ 등 대규모집단체조 행사 등에도 아이들이 학교에 결석한 채 동원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북한 내 인권 보호를 위해 한국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로사 박 국장은 북한 주민들의 인권 보호에 앞장서야 할 한국 정부가 오히려 북한 인권 문제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북한인권단체들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가 북한 주민 두 명을 북한으로 추방한 것과 관련해 이들이 북한에서 즉결처형을 당할 수도 있다며 한국 사법당국이 이들의 범죄 여부를 직접 조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