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공무원 형 “문재인 전 대통령 고소할 것”

서울-한도형 hando@rfa.org
2022.06.17
서해 피격 공무원 형 “문재인 전 대통령 고소할 것” 서해상에서 표류하다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한국 공무원의 유가족이 17일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 때 발표된 수사 결과는 “누군가의 지시로 월북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조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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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격된 한국 공무원의 유가족이 피해자가 월북했다는 문재인 정부 때의 수사 결과는 조작된 것이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고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20 9월 서해상에서 표류하다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한국 공무원의 유가족 측은 17일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 때 발표된 수사 결과는누군가의 지시로 월북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조작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피격 공무원이 탑승했던 ‘무궁화 10승조원 7명의 진술조서 일부 내용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진술서는 유족 측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해경으로부터 지난 16일 약 1 9개월 만에 전달 받은 것입니다.

 

김 변호사는 “피격 공무원의 방에 방수복이 그대로 있었다는 진술, “(방수복 없이) 물에 빠지면 저체온증으로 3시간 만에 사망한다는 진술 등이 있었지만 해경은 해당 부분을 모두 빼고 편집적으로 공개한 채 월북이라고 발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해당 진술들이 월북이라는 방향과 다르니 이것을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왜 해경이 1 9개월간 공개하기를 피했는지 이해가 간다고 비판했습니다.

 

서해 피격 공무원 유족 측 김기윤 변호사: 지금까지 해양경찰은 방수복이 사망자의 방에 있었다는 점, 방수복에 대해서 전혀 언급이 없었습니다. 이런 부분을 숨기고 선택적으로 증거를 채집해서 월북이라고 발표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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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격 공무원의 아내가 아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대독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RFA PHOTO

향후 조치사항과 관련해 김 변호사는 청와대 국가안보실로부터 지침을 받았다는 지난 16일 국방부의 발표에 근거해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변호사는 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건 관련 자료를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한 것과 관련해 지난 5월 정보공개를 청구한 상태라고 밝혔는데 대통령기록관장이 정보공개를 거부할 경우 행정소송, 여야 원내대표에게 국회 의결 건의, 문 전 대통령 고발 등 3가지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기록물법은 대통령이 지정한 기록물을 최장 30년까지 열람을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통한 의결이 이루어진 경우, 관할 고등법원장이 해당 기록이 중요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영장을 발부하는 경우에는 열람이 가능하다는 예외 조항이 있습니다.

 

김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국회 의결이 이뤄진 경우 문재인 전 대통령 고발까지는 진행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 자신의 사견이라고 밝혔지만 피격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이 씨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이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직무유기,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문재인 전 대통령 고소는 진행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서해 피격 공무원 친형 이래진 씨: 직무유기, 직권남용이 다 성립이 될 수 있거든요. 고소 고발은 최종적으로 가는 거예요. 마지막에 이제 하다 보면 대통령으로 가겠죠. 저는 (입장을) 확정을 했죠. (김 변호사를) 설득해야죠.

 

이 씨는 또 오는 9월에는 미국 아시아의원연맹의 초청으로 미국 의회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의 행태에 대해 낱낱이 밝히고 사건 관련 정보를 볼 수 있도록 설득을 진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피격 공무원의 아내는 아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대신하여 읽었습니다.

 

피격 공무원의 아들은 편지를 통해 “문재인 정부는직접 챙기겠다, 늘 함께 하겠다는 거짓 편지 한 장 손에 쥐여주고 남겨진 가족까지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고 비판했고 윤석열 정부를 향해서는제 아버지는 월북자가 아니라고 소리치고 싶었는데 윤 대통령 덕분에 이제야 한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유족은 이날 피격 공무원의 명예회복 차원에서 피해자의 이름을 공개했는데 피격 공무원의 아내는 편지 중 이제는 떳떳하게 아버지 이름을 밝힐 수 있다는 대목을 읽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서해 피격 공무원 아내: 대통령님. 제 아버지 성함은 이대준입니다. 그리고 제 아버지는 월북자가 아닙니다. 세상에 대고 떳떳하게 아버지 이름을 밝히고 월북자가 아니라고 소리치고 싶었습니다.

 

해경과 국방부는 지난 16일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격된 공무원 이대준 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단정할 만한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2년 전의 발표를 뒤집고 공식 사과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38일만의 번복과 사과입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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