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터뷰] 신미녀 ‘새조위’ 대표 “탈북민 심리적 고충 해소해야”
2022.02.02
앵커: 한국 내 탈북민 정착지원단체인 새조위, 즉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의 신미녀 대표는 여러 계층의 많은 탈북민들이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연속성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서혜준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먼저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 새조위의 활동에 대해 소개해주시죠.
신 대표: 새조위는 올해 34년 된 통일운동 NGO(민간단체)고, 19년 동안 한국에 와 있는 북한이탈주민의 정착 지원을 도왔습니다. 16년 동안 4개의 병원에 의료 상담실을 만들어서 탈북민들이 지금 한 3만 3천 명 되는데 한 1만 4천 명 정도의 의료 지원을 해줬다는 게 가장 큰 자부심입니다. 또 탈북민들의 새로운 직업 군을 저희가 창출했습니다. 바로 북한이탈주민 전문 상담사를 2009년도부터 저희가 양성해서 이분들이 지금은 여러 곳의 국가기관, NGO, 복지관 등에서 북한이탈주민 동료 상담원으로 일할 수 있는 그런 직업을 저희가 만들어줬다는 게 좀 돌이켜보면 가치 있는 일이었고요. 사실 저희가 정착 지원을 하지만 건강에 많이 초점을 뒀던 것 같아요. 신체적인 건강, 정신적인 건강. 그래서 2010년도부터 코칭센터를 만들어서 심리 안정을 해주는 것도 저희의 큰 역할입니다.
기자: 올해 첫날 월북한 탈북자도 심리적 요인 탓이라고 지적하셨는데 코로나 등으로 더 심해진 탈북민들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돕기 위해 새조위를 포함해 탈북민 지원 단체들이 어떤 활동을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일까요?
신 대표: 제가 그렇게 (월북 원인이) 심리적인 문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저희가 3년 전부터 행정안전부 사업으로 전국을 다니면서 이분들(탈북민)의 네트워킹을 구축해주는 ‘안전망 구축 사업’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제가 전국을 다니면서 탈북민들을 만나는데 느끼는 건 (이들이) 사회적인 기반이 없다는 거죠. 더군다나 코로나 상황에서 누구 하나 불러주는 사람 없고 나가는 것도 부담스럽잖아요. 여기서 다시 물적, 인적 자원들을 구축해 나가야 되는데 그런 부분들이 이분들의 혼자의 힘으로는 굉장히 어렵다는 겁니다. 그러다보니까 아이는 아이대로 어른들은 어른대로 다들 너무 외롭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사실은 탈북민을 도와주는 단체들이 좀 일천합니다. 탈북민들이 설립한 탈북자 단체도 외부 환경이 녹록지 못하다 보니까 굉장히 많이 축소됐어요. 그래서 (이 분야의) 전문가들과도 문제를 얘기하고 해결 방법을 논의하는 게 (효과적이라 보는데) 이게 한국 탈북민 (지원) 단체들의 현 주소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기자: 한국과 국제사회에서 탈북민들의 정착 지원을 위해 어떤 부분을 더 노력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신 대표: 그동안 탈북민을 돕기 위해서 공공기관에서 굉장히 많은 멘토-멘티(Mentor-Mentee) 사업이라든가 자매결연을 맺는 등 활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그렇게 크게 각광을 받거나 탈북민들한테 성공적이지 못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1차적으로는 너무 탈북민에 대해서 공부가 안 된 상태에서 다가간 게 하나의 실패 요인이고, 두 번째는 성공적인 활동이었다 하더라도 이게 지속 가능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 규정에 따르면 똑같은 사업을 2년 이상 못 한다든가 유사 사업은 안 된다라는 조건이 있습니다. 연속성이 없다라는 게 가장 문제라는 거죠. 또 국제사회는 ‘탈북민은 한국 국민이다’ 이렇게 말합니다. 제3국이 아닌 대한민국에서 한국 국민이 된 탈북자를 도와줄 필요가 없다는 주장에 좀 상처를 받았습니다. 세계 인권선언 등에 맞게 (탈북민) 피해자들이 온전한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거듭나도록 도와주는 건 국제사회도 동참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으로 국제사회에서 같이 협업을 해야 될 문제고 이는 국제사회에 일깨워줘야 되는 사안이라고 봅니다.
기자: 다양한 연령대의 탈북민들을 만나보셨을 텐데 이들이 겪는 고충이 다 다를 것 같습니다. 어떤 세대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지, 우선적으로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궁금합니다.
신 대표: 제 경험으로 보면 한국에 온 것에 만족도가 높은 사람이 노인분들입니다. 그분들은 양쪽 체제를 깊이 있게 들여다봤잖아요. 50대 이상 되신 분들은 그나마 북한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어요. 고등중학교까지 거의 다 나왔던 사람이죠. 고난의 행군이 거의 한 20년 정도 됐잖아요. 그때 태어나거나 중고등학교의 그 언저리에 있었던 사람들이 오히려 제대로 교육이 안 된 거예요. 북한 사람들을 봤을 때는 오히려 나이 드신 분들이 학력이 높아요. 그래도 나이 드신 분들은 한국생활에 만족도는 높은데 이분들의 고충은 대신 두고 온 가족, 자식에 대한 그리움이나 죄책감이 있고요. 또 한 가지는 과연 죽기 전에 자식들을 만날 수 있을까라는 그런 초조함이 있죠. 또 탈북민 출신 부모들의 문제는 남한에 대한 교육 제도나 교육 환경 등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분이 많습니다. 엄마들이 여기서 부모 교육을 받지 못하니까 북한에서 해왔던 습관이라든가 아니면 북한에서 부모가 했었던 걸 그대로 답습합니다. 또 심리가 불안한 엄마들이 많아요. 그래서 이분들이 저희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지금까지 새조위 신미녀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엔 서혜준 기자였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