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인권 국제적 공론화’에 기여한 윤현 이사장 별세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19.06.04
yoon_hyun_die_b 윤현 북한인권시민연합 명예 이사장이 지난 3일 새벽 숙환으로 별세했다.
/북한인권시민연합 제공

앵커: 열악한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기여한 윤현 북한인권시민연합 명예이사장이 3일 숙환으로 별세했습니다. 윤 이사장의 영결식은 오는 5일 북한인권시민단체장으로 치러질 예정입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북한인권운동가들 사이에서 ‘아버지’로 불리던 윤현 북한인권시민연합 명예이사장이 지난 3일 새벽 향년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윤현 이사장은 생전 “북한 주민들도 한국 국민들과 같은 인권을 누려야 한다”며 인권운동가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촉구해 왔습니다.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관심을 일깨우기 시작한 1세대 북한인권운동가이기도 합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에 따르면 윤 이사장은 지난 1979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내놓은 ‘북한에서 내가 겪은 일’이라는 책을 읽고 북한인권운동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당시 책에는 자유가 없고 통제된 북한의 사회상, 과도한 북한 지도자의 우상화 등 북한의 여러 문제들이 담겨있었습니다.

이에 윤 이사장은 한국에 민주주의가 정착된 이후인 1995년부터 본격적인 북한인권운동을 시작했습니다. 1996년 5월에는 북한인권운동을 위한 ‘북한동포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시민연합’을 창립했습니다. 한국 내 최초의 북한인권단체였습니다.

이 단체는 현재의 북한인권시민연합으로 이어졌고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에 몸을 담았거나 함께 활동했던 인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현재 한국과 국제무대에서 활발한 북한인권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국 내 북한인권운동가들은 윤 이사장을 북한인권운동의 ‘아버지’, ‘큰 산’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에 “현재 북한인권운동가들은 윤 이사장의 발자취를 따라 큰 산을 오르고 있다”며 “윤 이사장은 ‘북한인권 개선’이라는 높은 산을 가장 먼저 오르기 시작했고 그 뒤를 따르는 후배들을 이끈 선배였다”고 윤 이사장을 추모했습니다.

이광백 국민통일방송 대표도 윤 이사장으로 인해 한국 내 북한인권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광백 국민통일방송 대표: 윤 이사장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북한인권운동의 큰 진전에 기여한 분입니다. 1990년대 당시 한 개, 두 개밖에 없었던 북한인권단체들이 지금은 많이 늘어났습니다. 이로 인해 북한인권침해 당사자인 탈북자들도 인권운동에 앞장서기 시작했습니다.

김영자 북한인권시민연합 사무국장은 윤 이사장의 유지를 이어 앞으로도 활발한 북한인권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영자 북한인권시민연합 사무국장: 북한인권단체들은 윤 이사장이 닦아 놓은 길을 따라서 북한 주민들을 위해 촛불이 아닌 횃불을 들고 북한인권운동을 계속할 것입니다.

칼 거쉬만 미국 민주주의재단(NED) 회장도 북한인권시민연합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윤 이사장은 북한인권운동의 진정한 아버지”라며 “북한이 자유로운 나라가 됐을 때 윤 이사장의 역할이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추모했습니다.

윤 이사장의 영결식은 5일 오전 북한인권시민단체장으로 치러질 예정입니다. 북한인권시민단체장 장례위원회 명단에는 한국과 일본의 북한인권단체 대표들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장례위원회 위원장은 박범진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이 맡았습니다.

위원으로는 납북자가족모임, 물망초,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북한인권정보센터, NK워치 등 20여 개의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장들이 맡았습니다.

북조선귀국자의생명과인권을지키는 모임, 북조선난민구원기금 등 일본의 북한인권단체장들도 윤 이사장의 장례위원회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편 윤현 북한인권시민연합 명예이사장은 서울 감리회신학교 교수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이사장, 국가인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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